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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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6거래일만에 장중 반등하고 있다. 28거래일만에 외국인 순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영향이다.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중국 주요 국가 봉쇄 등으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와 "주가가 너무 싸졌다"는 의견이 맞붙고 있다.

○28거래일만에 삼성전자 사들인 외국인

29일 오후 1시50분 기준 삼성전자는 3.55% 오른 6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오후 1시20분 기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1281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이날 장 마감까지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지된다면 외국인은 지난 3월28일 이후 28거래일만에 삼성전자를 사들이는 것이 된다.

삼성전자는 이달들어 52주 신저가를 10번 경신했다. 외국인은 지난 1~28일 삼성전자를 3조525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사상 최대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지난 28일조차 장중 6만4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달러당 1270원대까지 급등한 원·달러 환율과 커지는 경기 둔화 우려가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했다. 지난 28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0.93%로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가가 6만원대 초반까지 내려오면서 저가 매수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악재가 쌓이면서 공매도 규모를 늘렸던 투자자들이 숏커버링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가가 많이 내려오면서 포트폴리오에서 오랫동안 삼성전자를 비워뒀던 기관 투자자도 다시 삼성전자를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단기 저점은 역대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 저점 지점인 1.2배(약 6만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저가 매수가 가능한 가격대로 진입 중"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목표주가 하향

반면 이날 5개 증권사는 이날 삼성증권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8만9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KB증권은 9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각각 목표주가를 내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종전 9만7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10만5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하향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구심이 걷히지 않고 있다"며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한 추세지만 중국 스마트폰과 PC수요가 크게 둔화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온 건 사실이지만 다시 올라갈 수 있는 여지도 많지 않다는 의미다. 송 연구원은 "경기 선행 지표들이 개선되기 전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 평균 배수 수준(PBR 1.6배)인 8만원대 초중반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6만~8만원 사이에서 매수와 매도를 하는게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망은 엇갈린다. "충분히 싸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 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악재가 소멸되는 하반기 삼성전자는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호재가 겹치면 오히려 애플보다 더 편안한 주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이슬기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