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에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강남 재건축발(發)’ 상승세는 경기 성남 분당, 고양 일산 등 재건축 연한 30년을 넘긴 1기 신도시로 번지며 신고가를 낳고 있다. 규제 완화를 공언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고민이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1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4% 올랐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직전 변동률(0.02%)의 두 배로 뛰었다.

양천구도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으로 전주 보합(0%)에서 0.02%로 상승 전환했다. 양천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 1월 셋째 주(0.01%) 이후 12주 만이다. 서초구도 0.0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값은 11주 만에 하락세가 멈춘 전주에 이어 보합세를 보였으나 전체 25개 구 가운데 11개 구가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

재건축 단지가 몰린 1기 신도시 아파트값도 오름세다.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올라 상승 전환했다. 전주 0.01% 하락한 고양시도 0.01% 올랐다. 신고가 거래 역시 잇따르고 있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신고가인 16억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가보다 1억2000만원 올랐다.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목련8단지 전용 127㎡는 지난달 신고가인 14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규제 완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크다”며 “다만 금리 인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이 예정돼 있어 전체 집값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