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금리 연 7% 눈앞…내 집 마련 전략은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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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새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에 은행들은 걸어 잠궜던 빗장을 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주택대출 금리가 연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과거처럼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내 집 마련의 벽이 대출 규제에서 높은 금리로 바뀌면서 매수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 등 국내 5곳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금리(고정 금리 5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기준)는 연 3.90~6.45%다. 신용등급이 가장 우수한 차입자들에게 제공되는 주택대출 금리도 연 4% 안팎이다. 시중은행들이 우대 금리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주택대출 금리를 조금씩 낮추고 있지만 시장금리를 반영한 금리 상승 폭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당분간 이런 주택대출 금리 상승세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이유로 예상보다 빠른 긴축을 단행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 역시 고(高)물가, 한·미 금리 역전 등을 감안해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기준금리가 연 2%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대출 금리 상승 속도는 올 들어 더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개월 간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돼 1인당 64만4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했다고 추정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매수자들은 불어난 대출금리 부담 탓에 '영끌'보다 일단은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달 초 분양한 서울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에선 대거 미계약 물량이 나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이마저도 모집 물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 올해 서울 첫 분양으로 관심을 받았던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나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수도권과 지방 일부 단지에선 이른바 '로또 줍줍'이라고 불렸던 무순위 청약마저 줄줄이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서울 공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실제 부담스러운 금리 탓에 매수를 포기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엔 이날 "이자 부담이 직장인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 "과거엔 대출이 안돼 고민이었는데 이젠 금리 때문에 울상" 등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이 적은 20~30대 젊은 층 실수요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문래동에서 신혼집을 찾고 있는 이모씨는 "집 주인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집 값이 오를 것이라며 호가를 높이는데 대출 금리는 치솟고 있어 재무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자들의 심리적 부담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맞물려 구매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서울 강남권 단지를 빼면 부진한 주택 매매 거래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당분간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 보다 금리 상승에 따른 실수요자 중심의 구매력 저하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래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은 매수를 적극 고려하면 좋을 시기"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주택대출 금리가 연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과거처럼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내 집 마련의 벽이 대출 규제에서 높은 금리로 바뀌면서 매수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연 7% 눈앞에 둔 주택대출 금리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서울 도심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들에는 매수 시점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이날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네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1년도 안돼 기준금리가 연 0.5%에서 연 1.5%로 올랐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0년 만에 최고치인 연 3%대까지 급등하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 등 국내 5곳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금리(고정 금리 5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기준)는 연 3.90~6.45%다. 신용등급이 가장 우수한 차입자들에게 제공되는 주택대출 금리도 연 4% 안팎이다. 시중은행들이 우대 금리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주택대출 금리를 조금씩 낮추고 있지만 시장금리를 반영한 금리 상승 폭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당분간 이런 주택대출 금리 상승세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이유로 예상보다 빠른 긴축을 단행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 역시 고(高)물가, 한·미 금리 역전 등을 감안해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기준금리가 연 2%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대출 금리 상승 속도는 올 들어 더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개월 간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돼 1인당 64만4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했다고 추정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매수자들은 불어난 대출금리 부담 탓에 '영끌'보다 일단은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빼면 거래 절벽 불가피
가파른 금리 인상은 아파트 분양·청약 시장에 벌써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집값이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퍼졌는데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청약 열기가 한 풀 꺾인 셈이다.이달 초 분양한 서울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에선 대거 미계약 물량이 나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이마저도 모집 물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 올해 서울 첫 분양으로 관심을 받았던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나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수도권과 지방 일부 단지에선 이른바 '로또 줍줍'이라고 불렸던 무순위 청약마저 줄줄이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서울 공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실제 부담스러운 금리 탓에 매수를 포기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엔 이날 "이자 부담이 직장인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 "과거엔 대출이 안돼 고민이었는데 이젠 금리 때문에 울상" 등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이 적은 20~30대 젊은 층 실수요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문래동에서 신혼집을 찾고 있는 이모씨는 "집 주인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집 값이 오를 것이라며 호가를 높이는데 대출 금리는 치솟고 있어 재무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자들의 심리적 부담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맞물려 구매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서울 강남권 단지를 빼면 부진한 주택 매매 거래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당분간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 보다 금리 상승에 따른 실수요자 중심의 구매력 저하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래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은 매수를 적극 고려하면 좋을 시기"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