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왜곡·선전 등 트위터 통해 서방 네티즌에 폭로
"'중립표방한 위선' 알리기"…중 당국, 불편한 시선 노출
중국내 극단적 친러성향 세계 알리는 '번역대작전' 확산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를 끄는 친러시아 성향·극단적 애국주의 발언을 서방에 소개하는 '대번역운동'이 트위터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CNN방송이 1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트위터 계정(@TGTM_Official)이나 #大翻译运动(대번역운동) #TheGreatTranslationMovement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오는 게시물은 중국 현지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끄는 블로그 게시물이나 '좋아요'를 많이 받은 댓글, 인플루언서의 발언 등, 관영언론의 보도 등을 영어로 번역한 내용이다.

언어의 장벽과 중국 인터넷 당국의 강력한 방화벽을 넘어, 서방 네티즌들에게 중국 인터넷 여론의 현실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대번역운동'의 취지다.

이들이 번역해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을 보면 중국의 한 유명 밀리터리 블로그는 최근 약 50명이 사망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 민간인 공격이 사실은 우크라이나 군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한다.

또 유명 전문가는 뉴스 방송에 출연, 러시아군이 자행한 우크라이나 '부차 학살'이 사실이 아니라고 우기고, 팔로어 수십만 명을 자랑하는 한 브이로거는 여성혐오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초 만들어진 이 계정의 팔로워 수는 11만7천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익명의 계정 관리자들이 중국 내 발언들을 선택, 번역해 올리고 있다고 한다.

계정 관리자는 CNN에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 '중립적 위치'를 내세우고 있다.

그 위선을 드러내기 위해 대번역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은 대외적으로 한쪽 편을 들지 않고 '평화'를 호소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국내에서는 국영 언론을 통해 러시아의 편향된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내 극단적 친러성향 세계 알리는 '번역대작전' 확산
대번역운동은 실제로 이러한 중국 관영언론의 보도를 다수 번역해 서방에 퍼 날랐다.

자연스레 중국 당국은 이 계정을 향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이 운동을 주도하는 번역가들은 일부 극단적 발언을 전체 의견으로 매도하는 죄를 짓고 있다"고 비판했고,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이 번역팀을 향해 "외부의 적대 세력이다.

중국을 대상으로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실제 대번역운동이 일부 극단적인 주장을 더 적극적으로 번역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편견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

홍콩대학교 저널리즘·미디어 연구센터의 데이비드 반두르스키는 CNN에 "미국 극우 매체의 발언을 타국에 전달하고서는, 이것이 미국 전체의 목소리인 것으로 판단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