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느슨해지면서 공연도 재개…귀갓길 택시 잡기도 힘들어져
"얼른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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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께 서울 홍대 앞 버스킹 존에는 60여 명의 관람객이 삼삼오오 모여 선선한 봄바람과 함께 음악 공연을 즐겼다.

버스킹 존은 이달 1일 1년 4개월여만에 운영을 재개했다.

버스킹 존이 재개방된 이후 이날로 6번째 공연을 하고 있던 대학생 이원영(20)씨는 "얼른 방역이 해제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사람들이 많아져서 더 많이 버스킹을 보러 오신다"며 웃음을 지었다.

아내와 함께 무대를 보고 있던 이진호(37)씨는 "그동안 여러 방역 정책을 썼지만 지금 확진자가 수십만이다.

실효성이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있으나 마나 한 규제는 진작에 없어져야 했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도 돗자리를 펴고 자리 잡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동아리원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대학생 이동건(26)씨는 "오늘이 대학생 연합 동아리원들과 갖는 첫 모임이다"라며 "오후 4시께부터 벚꽃 구경을 하며 사진도 많이 찍었다"고 말했다.

이태원역 뒷골목도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되찾은 듯했다.

인파가 몰려 골목을 걷던 사람들은 가다 서기를 반복했고 음악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드는 외국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파에 휩쓸려 갈 곳을 찾던 회사원 A(25)씨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술 마시러 지금 나왔다.

막차가 끊길 때까지는 마실 생각이다"라며 "영업 제한이 완전히 풀리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광진구 화양동 '건대 맛의 거리'에도 불금을 즐기러 나온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명 헌팅포차 앞에는 대기 인원이 40명에 달했다.

긴 대기줄 한편에 서있던 안주성(28)씨는 "방역 제한이 언제 또 엄격해질지 모른다고 생각해 놀 수 있을 때 많이 놀자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진작에 시간제한이 완화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늦게 풀렸다.

자정까지 막아놓은 것도 당장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개한 벚꽃을 보러 산책을 나온 이들로 서울 성북천도 북적였다.

직장인 윤민영(40)씨는 팔을 활짝 펼쳐 보이며 "'봄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는 그냥 집 앞에서만 사람들 안 모이는 곳에서 꽃을 구경했는데 올해는 제한이 풀려 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꽃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연신 벚꽃 사진을 찍던 직장인 박소영(39)도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이맘때쯤 누굴 볼 생각조차 안 했다"고 말했다.

거리로 사람들이 나오면서 택시 잡기도 힘들어졌다.

은평구 사는 김제이(22)씨는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잡는데 3번이나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일행 4명은 이날 모두 앱으로 택시를 잡는 데 애를 먹었다.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택시를 잡던 사람들은 몇 차례 호출이 거부되자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이승연 강수환 김윤철 신현우 오규진 황수빈 김준태 조현영 오명언 유한주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