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준우승자인 임성재(27·사진)가 올해 특별한 마스터스를 맞는다. 마스터스 대회의 오랜 이벤트인 ‘파3 콘테스트’에 아버지와 함께 서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연습라운드를 끝내고 “(파3 콘테스트에 참가하고 싶다는)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게 됐다. 효자가 된 기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파3 콘테스트는 1960년 시작된 이벤트로 마스터스 개막 전날 열린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파3홀 전용 코스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마스터스 참가자와 역대 챔피언이 가족, 지인과 함께 참가한다. 2015년에는 배상문(36)의 캐디로 배우 배용준이 나서기도 했다.

이벤트 경기인 만큼 캐디가 직접 샷을 하기도 한다. 임성재 아버지 임지택 씨(57)는 “골프채를 놓은 지 14년이 다 돼 간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혹시 몰라 스크린골프로 연습은 했는데, 5번 아이언으로 110m를 겨우 보냈다. 웬만해선 직접 샷은 안 하려고 한다”며 손을 내저었다. 임성재는 올해가 마스터스 3년차지만, 파3 콘테스트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탓에 2020년과 지난해에는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82)를 볼 수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니클라우스는 1959년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해 여섯 차례 우승했다. 2005년부터 마스터스 출전은 중단했지만, 파3 콘테스트에는 2019년까지 빠짐없이 참석했다. 손자 게리 니클라우스와 함께 출전한 2019년 파3 콘테스트에서는 손자의 홀인원을 지켜보기도 했다.

니클라우스는 “그동안 내 인생의 종착점을 향하면서도 계속했던 파3 콘테스트에 이번에는 나가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마스터스 참관은 계속하겠다. 우승자 만찬에도 참석하겠다”고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