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우크라 전술 배워보자…벤치마킹 나선 대만·영국
우크라이나가 압도적 전력 차에도 러시아와 전쟁에서 한 달 넘게 잘 버티는 모습을 보이자 대만과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의 전략·전술을 벤치마킹하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전술을 연구하기 위한 실무팀을 구성했다.

실무팀 구성은 미국과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 장관은 입법원(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쟁에서 어떻게 싸우는지 논의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정례 교류에서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다른 나라들과도 이런 주제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실무팀에는 국방대학 출신 학계 전문가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중국의 군사 위협에 노출된 대만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남 일이 아니다.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침공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전투기와 수송기를 동원해 대만 서남부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수시로 침입하는 등 도발하고 있다.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전격적으로 군사작전을 감행하자 대만 내에서도 혹시 모를 전쟁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육상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 달리 대만과 중국 사이에 대만해협이 놓여 있다는 점은 대만에 다소 유리한 환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군의 지상군 투입이 한층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또한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달리 비교적 높은 수준의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고, 자체 미사일 방어 체제도 개발 중이라는 점에서 방어 능력에 강점이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영국도 소규모 부대의 기동성을 활용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 침공] 우크라 전술 배워보자…벤치마킹 나선 대만·영국
영국 왕립해병대 제3코만도여단의 리처드 캔트릴 여단장은 이날 영국 더 타임스에 "우크라이나의 소규모 부대가 덩치 큰 적을 상대하기 위해 산개하는 방식이나 드론으로 러시아군 행렬을 수색하는 방식 등이 영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우크라이나군의 전략 덕분에 영국군의 군사 전략이 강화됐다"면서 "최근 10년 동안 (전장의) 양상이 바뀌었다.

우리는 적을 향해 더 전진해야 하고, 최전방에서는 생존을 위해 더 흩어져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군은 서방 국가가 지원한 대전차 미사일 등 첨단무기와 자체 개발한 드론 등을 활용, 러시아군 기갑부대 병력 상당수를 무력화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금까지 탱크 586대와 무장 차량 1천694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한다.

캔트릴 여단장은 "첨단 대전차시스템 덕에 시가지는 러시아군이 진입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며 "러시아군이 아직 키이우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가지 않은 게 아니라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우크라이나군의 방어력을 높이 평가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도 "군이 수십억파운드를 적재적소에 투입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크라이나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