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여성이 뿜어내는 강력한 록 사운드…뮤지컬 '리지'
1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 '리지 보든 살인사건'은 보든 가의 가장 앤드류와 그가 재혼한 에비가 누군가에게 잔인하게 도끼로 살해당한 사건이다.
앤드류의 둘째 딸 리지가 친부와 계모를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석방되면서 미국에서 손꼽히는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게 된다.
작품은 당시 법정에 섰던 리지 보든, 엠마 보든, 앨리스 러셀, 브리짓 설리번 등 여성 네명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몸짓으로 이야기를 구현해낸다.
기독교와 가부장제가 절대적 규율처럼 여겨졌던 1890년대 미국에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여성들이 무대 정중앙에 놓인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서서 록 비트에 맞춰 한껏 목청 높여 부르는 노래는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한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주인공 리지 보든 역을 맡은 전성민은 "제가 지금까지 공연한 것 중에 가장 파격적이고 파워풀한 무대라 개인적으로 큰 도전"이라면서도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긴 하지만 하루하루 통쾌함을 느끼면서 속 시원하게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에 첫 도전장을 내민 레이디스코드의 이소정과 우주소녀의 유연정의 퍼포먼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소정은 "어릴 때부터 뮤지컬 배우에 대한 꿈이 있었다"며 "리지가 가진 감정의 변화들이 와닿았고 직접 해보면 제 안에 있는 끓어오르는 열정과 감정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제 콘서트 때도 이렇게 안 하는데 정말 노래를 많이 한다"면서 "시간이 아깝지 않은 공연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연정은 "네 명이 온전히 극을 이끈다는 게 새롭고 좋아서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 하고 싶었다.
또 록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음악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양주인 음악감독은 "'리지'의 배우들은 성량뿐 아니라 연기력, 무대 장악력, 카리스마까지 갖고 있다.
네 명이 폭발하는 사운드를 낼 때는 100명이 소리를 내는 것 같은 시너지가 난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이달 24일 개막한 '리지'는 오는 6월 1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5만5천원∼7만7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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