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는 29일부터 낙선재 후원 일대를 둘러보며 낙선재 조성 배경, 건축 특징 등을 들어볼 수 있는 ‘봄을 품은 낙선재, 낙선재 후원에 오르다’ 특별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음달 6일까지 매일 한 차례 운영한다. 1회 관람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다. 관람객들이 낙선재를 둘러보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와 국립국악원이 함께 주최하는 '국립국악원과 함께하는 창덕궁 풍류'가 9일 창덕궁 후원 가정당에서 시작했다. 12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이 행사에선 참가자들이 창덕궁 전문해설사와 함께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인 대조전 권역과 화계(계단식 화단)를 둘러본 뒤 가정당에서 궁중무용과 음악을 관람한다. 가정당은 일반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대여가 가능한 궁궐 전각으로 일반 평상시에는 비공개 관람구역이나 이번 행사에 한해 한시적으로 공개한다. 관람객들이 춘앵전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외국 정상 환영식은 통상적으로 청와대에서 열렸으나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대통령 내외의 방문 행사는 창덕궁 영화당에서 좌식으로 진행됐다. 이때 좌식이 불편한 외국 귀빈들을 위한 입식 의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창덕궁관리소는 외국 정상 등 국빈의 방문 시 환영 행사를 궁궐에서 실시함에 따라 우리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되 입식 생활에 맞는 새로운 가구를 제안해 줄 것을 상명대학교(총장 백웅기) 미술학부 생활예술전공 곽철안 교수에게 요청했고, 곽 교수는 이 프로젝트의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했다.창덕궁은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조선 시대의 궁궐로 건축과 조경이 잘 조화된 종합 환경디자인의 사례로 꼽힌다. 한국적인 공간 분위기를 읽게 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기도 하다. 건축사에 있어서도 조선 시대의 궁궐의 한 전형을 보여주며, 후원의 조경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왕실 정원으로 가치가 높다.창덕궁관리소는 △창덕궁의 역사와 정취를 담은 디자인 △다양한 체형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형태 △오래된 창덕궁의 나무 바닥의 불규칙한 평활도를 보완할 수 있는 디자인과 가구를 요청했다.곽 교수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창덕궁 후원의 국빈 의전 수행지인 영화당을 방문해 현장을 이해하고 실측을 진행했다. 관련 자료를 검토했고, 궁궐 전각 내 용상의 디자인 등을 조사했다. 창덕궁관리소의 요구와 현장 탐방 등을 종합해 디자인 가이드를 설정했다.좌식에 익숙하지 않은 국빈을 위한 입식 가구로 구성하되 창덕궁 후원의 전통문화(정자 문화)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다양한 국빈의 체형을 고려해 의자의 넓은 좌판 형태를 적용했다. 창덕궁의 나무 바닥의 불규칙한 평활도를 보완할 수 있도록 비교적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의자, 탁자 등의 가구의 다리를 3개로 구성했다.공간배치는 국빈 의전 시 대화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4인이 둘러앉는 형태의 공간적 상황을 제시했다. 차경(借景)의 의미와 전통적 조경 감상방식을 훼손하지 않도록 가구의 높이를 전체적으로 낮게 설정했다.이 프로젝트는 그간의 조사와 연구,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국빈 행사를 위한 △메인 의자 △추가 의자 △통역 의자 △개인 찻상 △원형 탁자 등으로 제작됐다.의자는 팔걸이와 등받이, 기둥의 조각 등 영화당의 난간을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했고, 3개의 다리로 불규칙한 영화당 바닥의 평활도를 보완하는 동시에 다양한 체형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한, 비교적 낮은 좌판(350mm)으로 후원의 정자 문화를 반영하고 보료를 통해 착석감을 높였다.개인 찻상은 한국의 개인 다과상과 일주 반을 모티브로 디자인해 한국의 각상 문화를 반영했으며, 원형 탁자는 12각의 판형 다리를 지닌 원반 형태로 주칠과 흑칠로 마감했다. 의전용 꽃장식이 국빈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했으며, 두리반의 형태로 대한제국기 왕실의 연향 의례용 원반을 현대적인 간결한 형태로 재해석했다.곽 교수는 "이 프로젝트는 디자인과 제작, 옻칠 등 과정에 전통 기술 분야에서 완성도와 숙련도를 갖춘 작가들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며 "귀빈이 비록 좌식 문화를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선조들이 난간에 기대앉아 멀리 풍경을 내다보았던 차경(借景) 문화의 정서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24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 청의정 앞 논에서 열린 모내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벼를 심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이 행사는 조선 왕들이 풍년을 기원하며 직접 농사를 지었던 친경례(親耕禮)를 재현한 것이다.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최소 인원만 참석해 비공개 행사로 진행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