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스티브 유) /사진=연합뉴스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 /사진=연합뉴스
가수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46)이 한국 입국 비자를 발급해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두 번째 소송의 결론이 다음달 28일 내려진다. 유승준 측은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은 "비례원칙과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 반면, 정부 측은 유승준이 "취업 목적의 비자 발급"을 요청했다며 공익을 해치는 일이라고 맞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21일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 발급거부처분취소 청구 소송 변론에서 다음 달 28일을 선고기일로 정했다.

이날 양측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히 대립했다.

먼저 유승준 측은 "법무부 내부 조치만으로 못 들어온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증(비자) 발급 거부 자체가 비례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 대법원 판결의 기속력에 반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 측은 "원고가 제출한 발급서류의 방문 목적에 '취업'이라고 돼 있다"며 "재외동포 비자(F-4)를 고집하는 이유는 원고 본인의 사익 달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이번 사증을 고집하는 이유는 취업 목적이다. 그렇게 본다면 국방 의무 이행이라는 공익이 유승준이 추구하고자 하는 사익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유승준은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한국 국적을 포기, 미국 시민권을 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병무청과 법무부는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의거, 유승준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후 유승준은 2015년 9월 재외동포비자(F-4)를 신청했으나 LA총영사관이 이를 거부해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재판부는 유승준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는 게 맞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보냈다. 파기환송심을 거친 후 2020년 3월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유승준은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총영사관의 비자발급 거부 과정에서의 절차 문제와 재량권 행사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유승준은 2020년 7월 비자 발급을 재신청했지만 LA 총영사관은 다시 거부했다. 외교부는 대법원의 판결이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을 뿐, 비자를 발급하라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유승준은 재차 비자 발급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