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경기 파주 유세에서 양쪽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경기 파주 유세에서 양쪽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번 대선은 단 세 표 차이로 결판날 수 있습니다. 단 한 명이라도 친지나 동료를 설득해주십시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8일 마지막 선거 유세에선 절박함이 묻어났다. 이 후보는 이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10곳의 유세 현장을 돌며 이번 대선이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막판에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위기감을 부각하기도 했다. 농담하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한 이전 유세와 분위기가 달랐다.

“주요 공공요금·부동산세 동결”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위기극복·국민통합 기자회견’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저의 모든 걸 바쳐 국민통합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은 국민통합정부보다 결코 앞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도층 표심을 겨냥해 ‘통합정부’ 공약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국민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선 즉시 국민통합정부 구성에 들어가겠다”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는 공통공약추진위원회를 설치해 각 후보의 공통 공약을 비중있게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 대책으로는 기존에 약속한 50조원 규모의 긴급재정명령 발동, 신용 대사면에 더해 ‘공공요금 동결’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영업제한 조치는 해제하고 부동산 세금과 가스요금, 대중교통요금 등 주요 공공요금을 코로나19 종식 시점까지 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막판 수도권 돌며 지지 호소

이 후보는 이후 여의도 증권가에서 유세한 뒤 경기 고양·파주, 인천 청라·계양, 경기 광명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와 유세했다. 하루에만 수도권에서 10번의 연설을 하는 강행군이었다. 이 후보가 대선에 출마한 이후 하루에 가장 많은 공식 일정을 소화한 날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모든 연설에서 ‘세 표 차이 대선’을 강조했다. 여의도 유세에서는 “문학진 전 민주당 의원이 16대 총선에서 단 세 표 차이로 떨어졌고, 고성군수 선거에서는 아예 동표(같은 표)가 나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고양 유세에서는 “부부가 (이재명을) 찍고 말면 딱 두 표”라며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 명이라도 가족이나 지인을 설득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의미로 세 표 차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비판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여의도 유세에서 “무능한 리더가 맡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 절단난다”며 “그에 비해 역량있는 사장은 엄청난 돈을 주고 모셔와도 그 비용 이상의 이익을 낸다”고 했다. 인천 계양에서는 “이번 선거는 이재명이냐 윤석열이냐가 아니라 전쟁이냐 평화냐, 미래냐 과거냐를 결정하는 순간”이라고 했다.

이동시간까지 아껴가며 ‘절박 유세’

이 후보는 이날 이동하는 시간에도 ‘유튜브 유세’에 매달렸다. 차량으로 유세장을 오가는 사이에 온라인 커뮤니티별 맞춤형 영상을 촬영해 이들의 관심을 끌 공약을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고양에서 파주로 이동할 때는 지하철을 타는 자신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사진을 찍고, 때로는 자신이 직접 휴대폰을 들고 촬영하기도 했다.

서울로 복귀한 이 후보는 광화문 청계광장으로 이동해 유세차와 확성기를 사용해 마지막 유세를 했다. 이 후보 측은 당초 ‘촛불시위’ 중심인 광화문광장을 유세 후보지로 점찍었지만, 광화문광장이 공사 중인 관계로 인근 청계광장을 연설 장소로 택했다.

마지막 유세지는 2030세대가 주로 찾는 홍대 ‘걷고 싶은 거리’였다. 이 후보는 여기서 청년 유권자들과 밤 12시 직전까지 사진 촬영을 한 뒤 “청년의 기회가 보장된 국가를 만들겠다”며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파주·인천·광명=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