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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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8일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2610선이 무너지며 26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14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33.07포인트(1.25%) 내린 2618.24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3.98포인트 낮은 2617.33에 거래를 시작한 뒤 2605.81까지 빠지기도 했지만, 이후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외국인이 1169억원 어치 주식을 팔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1438계약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709억원 어치와 452억원 어치를 사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753억원 매도 우위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상품선물시장 급등에 따른 기업들의 비용 증가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 이슈가 높아진 점은 한국증시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797.42포인트(2.37%) 하락한 32,817.3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7.78포인트(2.95%) 내린 4,201.0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2.48포인트(3.62%) 빠진 12,830.96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러시아산 석유 금지로까지 이어질 조짐에 국제 상품가격이 급등하며 증시를 짓눌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일 대비 3.72달러(3.2%) 오른 배럴당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가 개장하기 전 아시아 시장에서는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유럽 동맹국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유가 급등세에 기름을 부었다.

다만 독일이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를 고려해 원유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일부 공포가 완화됐다.

물가 급등 공포에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1.80%까지 올랐으며, 증시 마감 시점에 1.77% 수준에서 거래됐다.

공급 측면의 충격으로 물가가 오르고, 기업들의 비용 부담으로 경기까지 침체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면서 증시가 짓눌리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 업종은 경기 방어주 성격의 통신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 중이다. 낙폭이 1% 미만인 업종은 의료정밀, 의약품,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은행 뿐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모두 내리고 있다. 특히 삼성SDI, LG화학이 2% 넘는 낙폭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도 1%대 중반의 낙폭을 기록하며 6만9000원대 초반으로 밀렸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3.63포인트(1.55%) 내린 867.91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0억원 어치와 122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고 있으며, 기관은 116억원 어치를 팔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제약카카오게임즈가 오르고 있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보합이다. 반면 에코프로비엠, 엘엔에프는 각각 4%대와 3%대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80원(0.39%) 오른 달러당 1231.9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