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5~11세 고위험군 어린이에 대해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브리핑에서 “고위험군 5∼11세에 맞힐 백신 접종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3일 화이자의 5~11세 어린이용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어린이용 백신 용량은 12세 이상이 맞는 백신의 3분의 1 수준이다. 성인과 똑같이 3주 간격으로 두 번 맞아야 한다.

정 청장은 “5∼11세에 대해서도 백신의 감염 예방 및 중증 예방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며 “면역저하자 등 어린이 고위험군에 우선적으로 접종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오는 14일 구체적인 접종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위험군 어린이뿐 아니라 5~11세 전체로 접종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지난해 말부터 5세 이상 모든 어린이에게 백신을 맞히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가장 높은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상향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선 ‘병상 가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서울아산병원이 운영 중인 코로나19 환자 전담 병상 109개 중 97개(89%)가 가동 중이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중증 59.8%, 준중증 64.5%)을 웃도는 수치다. 입원 가능한 병상은 12개뿐이다.

수도권 내 다른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병상 60개 중 40개(67%)가 찼다. 세브란스병원은 98개 중 58개(59.2%)가 가동 중이다.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이르면 이번주부터 병상 부족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증가세에 속도가 붙은 게 원인으로 꼽힌다. 6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955명이다. 전날보다 70명 늘었다. 위중증 환자가 900명대를 기록한 건 지난 1월 4일 953명 이후 61일 만이다. 최근 4주간 위중증 환자는 306명(2월 13일)→480명(2월 20일)→715명(2월 27일)→955명(3월 6일)으로 증가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