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의 옛 장항제련소 일대가 중부권 관광 거점 및 신성장 산업 중심지로 변모한다.

서천군은 1989년 용광로 폐쇄와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활력을 잃은 제련소 주변에 7176억원을 투입하는 장항 활성화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7일 발표했다. 장항제련소 굴뚝은 일제 강점기 이후 한국 산업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이 지역 대표 상징물이다.

충남 서천 옛 장항제련소, 친환경 관광지로 탈바꿈
군은 △체계적 발전을 위한 중심지 활성화 △찾아오게 하는 관광 활성화 △주민 편의 및 신성장 산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 3대 분야 27개 세부 사업을 추진한다. 군은 중심지 활성화를 위해 252억원을 들여 리파인(re-fine) 문화재생, 기벌포 복합문화센터 건립, 장항 열정 용광로 조성, 서천군 특화상권 재생, 도시재생 등 5개 사업을 추진한다.

리파인 문화재생은 폐쇄된 장항화물역 철도 부지를 철도 아카이브관, 씨앗도서관, 전차대 테마공간 등 복합문화테마지구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장항읍을 서해안 거점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한 관광 활성화 사업도 본격화한다.

서천 브라운필드 그린뉴딜, 국립생태원·장항시장·해양생물자원관을 잇는 궤도형 전기차 도입, 세계자연유산을 연계한 가족휴양·체험관광 활성화 사업에 5091억원을 투입한다. 군은 서천 브라운필드 그린뉴딜을 통해 환경오염으로 방치된 옛 장항제련소 일대 55만㎡를 친환경 생태복원 중심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옛 장항제련소 주변은 1936년부터 1989년까지 구리 제련 공장 가동으로 카드뮴, 납, 비소 등 중금속이 배출되는 등 환경오염 문제를 겪었다. 정부와 충청남도는 2009년 토양오염 개선 종합 대책을 수립해 110만㎡의 토지를 매입한 뒤 2020년 토지 정화 사업을 마쳤다.

군은 이곳에 내년부터 2028년까지 1041억원을 투입해 생태습지와 생태·역사 탐방로를 조성하는 생태계 복원에 나선다. 옛 장항제련소 굴뚝과 연계한 근대화 산업치유 역사관을 건립해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 장소로도 활용하기로 했다. 옛날 방문자 숙소와 여인숙을 이색 게스트하우스와 문화 공간으로 꾸미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서천 갯벌 주변에는 힐링센터, 선셋 경관 명소, 자전거 코스를 조성한다.

해양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6개 사업 1833억원 규모의 시설 및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군은 해양수산 전문가 양성을 위한 해양수산 폴리텍대를 설립하고, 국가 해양바이오 산업화 인큐베이터와 항공보안장비 시험인증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어촌의 정주 여건과 어항시설을 개선하는 송림항 어촌뉴딜 300, 국립생태원·장항국가생태산단·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연결하는 순환도로를 개설한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사업 대부분이 기본 구상이 끝났거나 완성 단계로 장항읍의 재부흥이 머지않았다”며 “장항의 고유성을 살린 관광과 인프라 구축, 주변과 어우러진 해양산업 육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천=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