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립비를 지원해 주는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이 이르면 이번주 확정된다.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인천)과 분당서울대병원(경기)이 결선에 올라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규모 신종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공개 모집에 나섰다. 두 병원과 함께 공모 신청한 중앙보훈병원(서울)과 강원대병원(강원)은 1차 관문인 대면 심사에서 탈락했다.

인천성모병원 vs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7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질병청 선정평가위원회 위원들은 지난달 26일 두 병원을 직접 방문해 현장 평가를 하고 최종 평가 작업에 들어갔다. 현장 평가에서는 △설립 부지 적절성 △모병원과의 연계성 △기존 음압병상 시설 및 운영의 우수성 등을 확인했다. 선정평가위는 대면 평가(1차·85점) 결과에 현장 평가(2차·15점) 결과를 더해 이번주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감염병전문병원은 신종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가 사업비를 지원해 주는 감염병 관리 기관이다. 현재 호남권(조선대병원), 영남권(양산부산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 중부권(순천향대천안병원)에 설치돼 있다.

신규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선정되면 36병상(중환자실 6, 음압병실 30), 외래관찰병상 2개, 음압수술실 2개 등을 설치할 수 있는 사업비 449억원이 지원된다. 선정된 병원은 감염병동 부지를 매입하고, 지원 인력 인건비를 부담해야 한다.

지자체도 합세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
두 대학병원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도 감염병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는 관문 도시에서 해외 유입 감염병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와 오미크론 변이 첫 확진자도 인천에서 발생했다는 사례를 들고 있다. 시는 감염병 환자 이송체계 재정비, 취약지의 감염병 협진 네트워크 구축, 민간 의료기관 공동 대응체계 마련 등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국제공항과 항만을 통해 연간 7000만 명이 드나드는 수도권 관문에 국가적 차원의 감염병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분당서울대병원이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규모와 인프라가 우수하고, 서울·인천·강원권까지 감당할 수 있는 곳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직원은 총 5000여 명, 병상 1300여 개, 연간 환자 수는 200만 명에 달한다.

경기도는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한림대성심병원, 고려대안산병원과 감염병 공동 대응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병권 경기지사 권한대행은 “분당서울대병원이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되면 수도권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수원=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