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 명의 벽’을 뚫었다. 잇단 방역 완화 여파 등으로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면서 ‘후행지표’인 위중증 환자·사망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방역패스 해제 첫날…확진자 20만 넘었다
1일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20만496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집계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미 기존 최다 기록(2월 22일·17만1451명)을 넘어섰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서 위중증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위중증 환자 수는 727명이다. 2주 전(314명)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 역시 같은 기간 26.8%에서 48.3%로 증가했다. 수도권 내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44.4%지만, 비수도권은 57.4%로 절반 이상이 차 있는 상태다.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위한 준중증 병상은 전체의 63.1%가 가동 중이다.

사망자도 연일 1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달 27일 11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데 이어 28일에도 112명 발생했다. 최근 1주일간 코로나19로 인해 숨진 사람은 총 662명이다. 2주 전(241명)보다 2.7배 늘었다.

전문가들은 방역패스 중단 조치가 앞으로 코로나 대유행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역당국은 1일부터 미접종자도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확진자의 동거인에 대해 접종 구분 없이 7일 의무 격리를 면제해 주는 조치도 이날부터 시행됐다.

정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에 확진자는 23만 명, 위중증 환자는 12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유행 정점은 ‘3월 초중순 최대 35만 명’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정부가 주요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면서 정점 규모가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았던 사람일수록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체내에서 오래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2월부터 같은 해 6월 30일까지 서울대병원 격리병동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 16명을 대상으로 12개월간 중화 능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선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항체가 확인됐으나 무증상 환자에게선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항체가 측정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 반응의 지속 기간은 질병 중증도에 따라 달라지며, 중증 환자에서 오랫동안 지속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다만 중증 환자의 면역반응이 더 강하더라도 감염 5개월 후부터는 중화항체가 감소하는 만큼 재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감염 5개월 뒤엔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선아/이우상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