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삼성1차’.  삼성1차 조합 제공
최근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삼성1차’. 삼성1차 조합 제공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일대 노후 아파트단지들의 리모델링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 풍덕천동 ‘삼성1차’는 최근 리모델링 첫 관문인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로써 풍덕천동에서 리모델링 조합을 출범한 단지는 여덟 곳으로 늘었다. 삼성1차를 제외한 나머지 일곱 곳은 리모델링 안전진단도 통과한 상태다. 인근 상현동과 죽전동에서도 4개 단지가 조합을 세워 리모델링 절차를 밟고 있다.

풍덕천동 삼성1차 조합 설립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1차는 최근 용인시로부터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인가받았다. 작년 7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지 7개월 만이다. 삼성1차 조합 관계자는 “오는 6~7월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하반기에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현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시공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최고 18층, 6개 동, 576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99·134㎡의 대형으로 구성됐다. 신분당선 수지구청역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현재 용적률은 209%다.
용인 수지 리모델링 '순항'…삼성1차 조합 설립
조합 측은 수평·별동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662가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단지 외관은 지하 2층~지상 최고 25층, 10개 동으로 확대된다. 전용면적도 110·141㎡로 넓어진다. 조합원의 리모델링 추정 분담금은 전용 99㎡는 2억1000만원, 전용 134㎡는 2억7000만원이다. 전용 99㎡의 현재 호가는 9억8000만~9억9000만원으로, 직전 실거래가(8억8000만원, 2021년 8월)보다 1억원가량 높다.

풍덕천동에서 리모델링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풍덕초·수지중과 붙어 있는 동아·삼익·풍림(1620가구)이다. 2020년 12월 용인시에선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통과해 현재 건축 심의를 준비 중이다. 수평·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가구 수는 1863가구로 늘어난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다. 이 아파트에 이어 △‘보원’(619가구) △‘수지신정9단지주공’(812가구) △‘신정8단지현대성우’(1239가구) △ ‘현대’(1168가구) 등 6개 단지가 최근 1년간 연달아 안전진단 통과 통보를 받았다.

상현·죽전동도 사업 속도

리모델링 열기는 상현동과 죽전동으로 옮겨붙고 있다. 상현동에선 작년 하반기 이후 ‘성복역리버파크’(702가구)와 ‘광교상현마을현대’(498가구), ‘풍산’(438가구)이 차례로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죽전동에선 최근 ‘도담마을7단지뜨리에체’(430가구)가 처음으로 안전진단 문턱을 넘었다. 그 밖에 상현동 ‘벽산블루밍’(631가구)은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50%가량(법정 요건 67%)을 확보했다. 가구 수 합이 총 1641가구에 이르는 죽전동 ‘동성1차’ ‘현암마을동성2차’ ‘현암마을대우넷씨빌’ 등 세 곳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시는 작년 3월 발표한 ‘2030 도시·주거 환경 정비 기본계획’을 통해 수지구 내 12개 단지를 정비(재건축) 예정 구역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 중 삼성1차와 동아·삼익·풍림, 보원, 현대 등 6개 단지가 재건축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풍덕천동 ‘한국’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수지구 일대 대다수 아파트는 현재 용적률이 200% 넘고 기부채납(공공기여)까지 고려하면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안전진단 ‘허들’이 리모델링보다 훨씬 높다는 점도 재건축 추진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했다.

용인시 기본계획에 포함된 수지구 일대 단지 중 현재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한 곳은 ‘수지삼성2차’(420가구)와 ‘수지삼성4차’(1137가구), ‘한성’(774가구) 등 3개 단지다. 이르면 다음달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발표된다. 이들 아파트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와 달리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져 안전진단 최종 통과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슬래브, 기둥, 벽체 등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해 건설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PC 공법은 철근 콘크리트 아파트보다 안전성·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게 정비업계의 설명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