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연일 '홀대론' 자극…쇼핑몰 2·3탄도 준비
민주, 표심 영향 제한적 판단…정면대응 자제하되 과한 공세엔 반박
'쇼핑몰' 앞세운 野 '호남 공략'…與, 큰 영향 없다면서도 경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으로 세력권을 넓히려는 '서진'(西進) 전략에 주력하면서 여야 모두 '호남 표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광주 복합쇼핑몰 공약을 통해 부각한 '호남 홀대론'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보고 연일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침투가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23일 이틀째 호남에 머물렀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유세하고, 전남 신안에 있는 생가를 방문할 예정이다.

호남 공략의 포인트는 민주당 일당 독주 수십년 동안 주민들이 원하는 인프라 건설 등 지역발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있다.

대표적인 게 광주 복합쇼핑몰이다.

국민의힘은 이 공약이 특히 젊은 층에서 호응이 크다고 보고 유사한 지역 숙원사업, '광주쇼핑몰 2탄, 3탄'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광주 지하철 2호선, KTX와 SRT 호남 유치, 목표 남악 신도시 고등학교, 나주 에너지엑스포 유치, 전주 아파트 분양가 제한, 호남 지역 대학병원 설립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MBC라디오에서 "왜 이렇게까지 하나라는 의구심을 가진 분도 있는데 말 그대로 진정성이다.

실제로 보수정당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윤 후보가) 정치신인이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로 취약지역 공략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호남 구애로 큰 효과를 얻었다고 보고 최근 득표율 목표를 30%로 상향조정했다.

과거 민주당 소속으로 익산에서 당선됐던 조배숙 전 의원이 전날 국민의힘의 익산 유세에 합류하는 등 윤 후보를 지지하는 호남의 민주계 인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쇼핑몰' 앞세운 野 '호남 공략'…與, 큰 영향 없다면서도 경계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일부 호남 유권자의 반응을 과대 포장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20·30대가 민주당을 사실상 지역 '기득권'으로 보고 불만을 품으며 국민의힘의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전체 바닥 민심과는 괴리돼 있다는 분석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호남을 잘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상대 당의 호남 공략을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선대위는 국민의힘의 호남 공략에 특별히 대응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방이 커지면서 이슈 주도권을 내주거나 '홀대론' 프레임에 자칫 말려들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후보나 이 대표가 사실이 아닌 주장을 하거나 선을 넘는 공세를 한다고 판단되면 적극 반박하고 있다.

특히 윤 후보가 민주당이 쇼핑몰에 반대하는 이유가 '광주시민의 투쟁 의지 약화'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광주시민을 모욕하고 국민의 무시하는 질 나쁜 선동"(조승래 선대위 대변인), "광주시민의 민주 의식과 그 역사를 대형 쇼핑몰에 파는 명품으로 바꿔보겠다는 것"(우원식 의원)이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광주 복합쇼핑몰은 민주당 소속 이용섭 광주시장이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라는 점을 자체 '팩트체크'를 통해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복합쇼핑몰 유치는 광주시장이 잘 추진하고 있으니 더 시급한 민생 문제를 챙기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양당이 이렇게 민심을 읽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호남에서 10∼2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서 18대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의 10.5%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1천2명에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광주·전라(응답자 106명)에서는 이 후보 61.5%, 윤 후보 27.7%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전주 대비 6.7%포인트 하락, 윤 후보는 12.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글로벌리서치가 JTBC 의뢰로 19∼20일 전국 1천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광주·전라(응답자 98명) 지지율은 이 후보 69.8%, 윤 후보 11.8%로 집계됐다.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