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를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생산하기로 했다. 미국과 호주 등의 증산으로 60%까지 떨어진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2일 시나재경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자원자원부 등은 최근 2022년 상반기 희토류 채굴·제련 통제 지침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상반기 희토류 채굴량을 10만800t, 제련량을 9만7200t으로 결정했다. 채굴량과 제련량 모두 작년 상·하반기 대비 20%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상·하반기에 각각 반기 기준 역대 최대인 채굴 8만4000t, 제련 8만1000t을 배정했으며 연간으로도 16만8000t과 16만2000t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정부는 매년 상·하반기에 희토류 채굴량과 제련량을 결정하고 이를 국유기업에 배분한다. 채굴량 기준으로 보면 중국 1위 베이팡희토가 절반이 넘는 6만210t을 배정받았다. 작년 12월 3개 국유기업이 합병해 출범한 중국희토그룹이 3만6906t을 확보했다.

중국은 2017년까지 10만5000t으로 유지하던 연간 희토류 채굴량을 2018년 12만t, 2019년 13만2000t, 2020년 14만t 등으로 빠르게 늘렸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움직임에 대응해 미국과 호주가 생산량을 확대하자 이에 맞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채굴량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17년 79.5%에 달했지만 2020년 58.3%로 내려갔다. 작년에는 60%로 소폭 올랐다. 2017년 미국은 희토류를 채굴하지 않았고 호주는 1만9000t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미국이 4만3000t, 호주가 2만2000t을 채굴했다.

희토류는 채굴과 제련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선진국에선 생산을 기피해왔다. 매장량에서도 세계 1위인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은 희토류 무기화 방침을 지속적으로 밝혔다. 2020년 12월 희토류를 포함한 특정 물품이나 기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법인 수출통제법을 시행했다. 작년 초에는 희토류 총량을 관리하는 희토류 관리 조례를 내놓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