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방부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북한의 잇단 무력 시위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가 군사 대비태세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여전히 외교가 올바른 길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쏘아 올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이 대비하느냐는 질문에 미래의 발사에 대해 가정하고 싶지 않다고 답하면서도 "항상 한반도에서 우리의 병력과 대비태세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커비 대변인은 북한에서 오는 모든 것들이 미국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고려된다고 했다. 그는 "준비는 필요하다. 한반도 군사 대비태세와 관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우리의 열망에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그가 다음에 하기를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며 "이런 발사와 도발을 멈추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고, 역내 이웃국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커비 대변인은 "우린 어떤 전제조건 없이 마주 앉아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면서 "그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것이) 우리와 동맹이 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능력을 확실히 갖추도록 집중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다른 길'을 원하면 미국 역시 다른 길로 갈 준비를 할 것이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가 어떤 다른 방식을 고려하는지 모른다"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우리는 여전히 외교가 올바른 길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커비 대변인은 전일 미 매체 폭스뉴스에 나와 미국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말해왔는데 김 위원장은 다른 길을 가길 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반도와 이 지역에서 군사적으로 대비태세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우려는 비밀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 등 인도·태평양 및 전 세계 동맹과 이같은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핵무기 개발은 역대 정부를 괴롭혀 온 오랜 도전"이라면서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외교적 해법을 중심에 두는 접근법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왔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방법을 모색하더라도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한 다른 조처들로도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달만 해도 8명의 북한 관련 개인과 단체에 제재를 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경우에는 대북 추가제재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단체와 개인들이 있다"며 "우리는 이런 도전에 대해 유엔과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