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항공시장의 정상화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기간이 10일로 길어지면서 여행 수요가 재차 위축되고 있어서다. 여객이 안 좋은 반면 화물의 반사이익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화물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한항공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500원(1.75%) 하락한 2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3만원대를 기록한 이후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항공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상승과 정부의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해외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으로 여객 수요에 대한 우려가 재차 확대되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 여객과 화물 수송 실적이 긍정적이다.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3.1% 증가한 41만7000명을 기록했다. 월간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수가 40만명을 넘어선 것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 3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월간 평균인 593만명과 비교하면 극도로 부진하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잠잠해질 때까지 본격적인 해외 여행 재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항공사 실적의 키(Key)는 화물 부문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물류대란과 해운 병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연말 쇼핑시즌에 돌입하면서 긴급하게 운반해야하는 화물수요가 항공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탓이다.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의 화물 수송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28만8000톤으로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노선별로 보면 미주(20.0%), 일본(-2.6%), 중동(10.0%), 유럽(3.2%), 중국(-1.7%), 동북아(-1.2%), 대양주(141.9%),동남아(8.5%) 등으로 중국, 일본 등 동북아를 제외한 전 노선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측면에서 항공주 가운데 최선호주로 대한항공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객 수요 회복 속도에는 다소 불확실성이 있으나 여전히 회복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대한항공은 재편된 국내 항공 시장의 유일한 풀서비스 캐리어(FSC)로서 프리미엄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세계 최대 항공 시장인 중국에서 올해 1월부터 여객기 객실 내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개조하는 것을 금지했다. 중국 정부의 제재는 자국 항공사뿐 아니라 해외 항공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항공화물 강세 지속을 견인할 것"이라며 "23대의 화물 항공기를 보유한 대한항공의 실적 호조 지속으로 투자매력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항공주를 단기적 시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본격적인 여객 수요 회복을 위해서는 국가간 여행 규제 완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되면 하반기부터는 국제 여객 수요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의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여객 수요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장기 항공 여객 시장의 긍정적 변화는 유효하나 수요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된다는 측면에서 항공사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