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군인 [사진=노르웨이 언론 '더 로컬']
노르웨이 군인 [사진=노르웨이 언론 '더 로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군수품 보급에 차질이 생긴 노르웨이 군대가 징집병을 대상으로 '속옷 물려주기' 운동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노르웨이 국방부는 제대 병사들에게 "신병을 위해 양말과 브래지어, 팬티 등 속옷을 반납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군수 공장이 폐쇄되고, 연이어 물자 배송이 지연되면서 보급품 재고 부족 사태가 장기화됐기 때문.

가디언은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를 인용해 "당초 자발적 속옷 반납을 독려했으나 공급망 위기의 심화로 현재 의무적으로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스타드 핀버그 노르웨이 육군 대변인은 군사 전문지인 '포르스바레츠 포럼'에 "(반납된) 의류는 깨끗이 세탁한 뒤 품질 검사를 한다"며 "불량품이나 해진 것은 폐기하고 사소한 손상은 수선한다"고 밝혔다.

포르스바르레츠 포럼은 2020년 6월에도 병사의 3분의 1이 의복과 군 장비를 제대로 보급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포럼에 따르면 현지 군 관계자는 1년 전에도 내부 피복류의 부족 문제가 터졌으며, 지난 가을에는 군화 중 가장 큰 사이즈와 가장 작은 사이즈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중고 속옷을 입게 된 노르웨이 군인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에이리크 죠헬레 에이크순드 징집병 대표는 NRK 인터뷰에서 "복무 기간 내내 양말 한 켤레만 지급받은 군인들이 추운 북쪽 지방에서 구멍 난 양말로 버티고 있다"며 "군복 부족 사태는 병사들의 건강과 작전 수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 2015년 남녀 공동 징병제를 도입했다. 해마다 8000명 정도의 신병이 입대해 통상 12~19개월 복무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