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기차 보급 속도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가 늘어날수록 충전 인프라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지겠죠?

그래서 업계는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차들을 선보일까요? 송민화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올해(2021년)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승용차 스무 대 가운데 한 대는 전기차였습니다.

전년보다 두 배 넘게 팔리면서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내년(2022년)에는 더 다양한 전기차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먼저 현대차는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탑재하고 낮은 차체를 유지한 아이오닉6는 최근 열린 모터쇼에서 실제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기아는 세대 변경을 거친 니로 전기차를, 제네시스는 기존 GV70 모델을 전기차로 만든 eGV70을, 쌍용차는 코란도 크기의 전기차 이모션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늘어난 주행거리를 강점으로 내세운 전기차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미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 니오는 최근 열린 신차 공개 행사에서 한번 충전에 최대 1,0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세단형 전기차 eT5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없지만 만약 출시된다면 단 한 번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주행거리 최대 700km대의 EQS를 올 하반기 선보인데 이어 내년에는 EQE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브랜드들이 주행거리를 늘린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는 데에는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보급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결국 전기차를 자주 충전하는 대신 한 번 충전으로 더 오래 달리도록 만들어 타 브랜드보다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일반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 일 충전거리가 긴 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길어진다는 것은 타사 대비 해당 자동차 제작사의 브랜드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일 충전거리를 늘리는 것도 하나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국내 전기차 주행거리는 아직 500km를 넘기지 못하며 제자리걸음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와 같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주행거리를 늘릴 기술은 있으나 화재와 같은 안전상의 이유로 도입을 꺼리고 있고, 그렇다고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많은 배터리를 탑재하면 찻값이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이항구 /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 배터리 기술이 중요하지만 차량 기술과 연계되면서 더 효율이 높아질 수 있어서 그러면 원가부담이 있는 데다 지금은 추세가 보조금을 낮추고 있잖아요]

그나마 선두주자인 현대차가 전기차 기술 개발을 위해 조직 개편까지 단행했지만,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정부가 2조 원대 예산을 풀어 전기차를 지금(25만 대)의 2배로 확대할 계획을 밝히면서, 전기차 브랜드의 경쟁력 확보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주행거리 1,000km"...전기차 경쟁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