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시장 중국 눈독 들였던 NHL, 코로나19에 발목 잡혀
NHL, 베이징올림픽 불참 공식 발표…평창에 이어 2회 연속
세계 최고 스타들이 뛰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게리 배트맨 NHL 커미셔너는 23일(한국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규리그 50경기가 연기된 상황을 언급하며 "올림픽 참가는 더는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배트맨 커미셔너는 "우리의 관심과 목표는 NHL 정규리그 일정과 스탠리컵 플레이오프를 정해진 시간에 맞게 책임감 있고 안전하게 마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HL 선수들은 1998년 일본 나가노부터 2014년 러시아 소치까지 5차례 동계올림픽에 각자의 국가를 대표해 모두 출전했다.

하지만 2018년 평창에 이어 2022년 베이징 등 2회 연속 불참이 확정됐다.

평창 대회 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NHL이 참가 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불참했다.

NHL은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했지만,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투자 가치 측면에서 13억명의 인구가 있는 거대시장인 중국이 한국보다 월등히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NHL 노사는 지난해 7월 새로운 노사단체협약(CBA)을 맺으며 2022년 베이징과 그다음인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합의했다.

NHL은 베이징올림픽 기간인 내년 2월 3일부터 22일까지 리그를 중단하기로 하는 등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보장할 예정이었다.

다만 코로나19로 정규리그 일정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경우 참가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NHL, 베이징올림픽 불참 공식 발표…평창에 이어 2회 연속
우려는 현실이 됐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 속에 NHL은 현재 리그 전체의 18%에 해당하는 선수 131명이 격리 중이다.

속출하는 확진자로 벌써 정규리그 50경기가 연기됐다.

밀린 일정을 소화하려면 올림픽 기간에 리그를 중단하기 어렵게 됐다.

NHL은 내년 1월 10일까지 올림픽 불참을 결정하면 벌금 등 금전적인 페널티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자 NHL은 일찌감치 베이징올림픽 불참을 공식 발표했다.

IOC는 "베이징에 가고자 했던 NHL 선수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비록 NHL은 불참하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다른 엘리트 리그에 속한 선수들이 베이징에서 뛰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뤼크 타르디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은 "실망스럽지만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환경상 제약을 전적으로 이해한다"며 "NHL의 결정은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판단으로 우리는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NHL 선수를 올림픽에 데려가지 못하게 된 국가는 유럽 리그나 북미 마이너리그, 대학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야 한다.

이에 따라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를 보유한 러시아가 다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러시아는 평창올림픽 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출전해 정상에 올랐다.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아이스하키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불참함에 따라 베이징올림픽은 흥행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

NHL, 베이징올림픽 불참 공식 발표…평창에 이어 2회 연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