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연말인사 할 듯…'정몽구 가신' 부회장단 해체 해석
사장단서 이원희·하언태 퇴진 전망…부사장 이하는 대폭 교체

현대자동차그룹의 연말인사에서 그룹의 노사 문제 전문가로 알려진 윤여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퇴진한다.

사장단에서는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담당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등 외국인 경영진과 이원희·하언태 등 1960년대 초반 출생 사장들이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노무 전문가' 윤여철 부회장 물러난다(종합)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7일께 주요 그룹 중에선 가장 마지막으로 연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는 그동안 노사 임단협 타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윤여철 부회장이 물러난다.

윤 부회장은 퇴진 후 고문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정 회장 취임 직후 단행한 연말 인사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의 측근이었던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한 바 있다.

이어 또 다른 정 명예회장의 측근이었던 윤 부회장까지 이번에 퇴진하게 됐다.

현재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에는 윤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 남아있다.

정 부회장은 정 회장과 특수 관계인만큼 부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자동차 담당 부회장이 모두 퇴진하고, 정 부회장 1명만 남게 되면 정몽구 명예회장의 가신 그룹을 불렸던 부회장단이 사실상 해체되는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올해 인사를 앞두고 사장단 일부가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부회장 승진 인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회장단 해체로 정 회장 직속의 사장 체제는 더 굳건해질 전망이다.

다만 작년에 이어 올해 인사도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힌 만큼 1960년대 초반 출생한 사장들의 퇴임이 유력시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원희 사장과 울산공장장인 하언태 사장 등이 자리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사를 앞두고 그룹에서는 1961년생 전후의 사장들이 물러날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이 사장과 하 사장은 모두 정 명예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현대차를 이끈 인물들이다.

또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려놓는데 일조한 슈라이어 사장 등 외국인 경영진들도 그룹을 떠난다.

특히 연구개발을 진두지휘했던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은 이날 남양연구소에서 퇴임식을 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노무 전문가' 윤여철 부회장 물러난다(종합)
다만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사업 강화를 위해 부사장 이하 임원은 대폭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최근 로보틱스,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수소, 자율주행 등 그룹의 미래를 이끌 신사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들 분야에서 부사장 이하 임원이 대거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임기가 길었던 임원들이 자리를 내놓으면 3040 세대 젊은 임원들이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 취임 2년째를 맞은 올해 인사에서는 자신의 체제를 강화하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될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세대교체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