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4년6개월 동안 상위 20% 아파트값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위 20%는 6%가량 오르는 데 그쳐 아파트값에도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부동산 정보업체 더피알이 ‘KB부동산 월간 주택시장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상위 20%(5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1억6743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5월(5억6078만원)에 비해 두 배 넘게(108.1%) 올랐다. 같은 기간 하위 20%(1분위)의 평균 아파트값은 1억1837만원에서 1억2575만원으로 738만원(6.2%) 뛰는 데 그쳤다.

상승속도가 벌어지면서 양극화 역시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5분위 배율은 9.3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평균 가격을 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낸다. 배율이 높을수록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서울 외곽이나 지방에 10억원짜리 주택 2채를 보유한 것보다 강남권에 20억원짜리 아파트 1채를 갖고 있는 게 보유세 측면에서 부담이 작다.

대선과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등의 영향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격이 강세인 것도 부담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0.11%로 한 주 전(0.05%)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11월 중순 0.09%에서 한 달 새 0.05%로 떨어진 것과 대조된다. 지난달에만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28㎡가 41억4000만원, 대치동 은마아파트 84㎡가 28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