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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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가 예년보다 이르게 내년 설(2월1일) 선물세트 수요 선점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으로 비대면 선물 수요가 올해도 늘어날 전망인데다 내년 설부터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농수산품 선물 한도가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되기 때문이다.

17일부터 백화점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돌입

사진=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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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빅3'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오는 17일(본점 기준)부터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특히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보다 사전 예약매 행사 시점을 일주일가량 앞당기며 모객에 나섰다. 내년 설부터 청탁금지법의 농수산품 선물 한도 상향에 맞춰 1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상품군을 늘리는 경향도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6일까지 전 점포에서 200여 종의 2022년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사전 예약 판매 기간에는 정상가격보다 10~60% 할인된 가격에 선물세트를 구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보다 선물세트 30여 종을 추가로 구성하고 물량도 품목에 따라 20~40% 늘렸다. 최근 홈파티, 밀키트 수요를 고려해 ‘한우 토마호크&티본스테이크 세트’와 ‘한우&울릉명이 세트’를 대표 제품으로 내세웠다. 대량 구매 수요가 많은 와인 등 주류와 건강기능식품 상품은 할인율을 더 높였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은 오는 17일부터, 나머지 점포는 24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총 220여 종의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에 나선다. 주요 품목 할인율은 한우 5~10%, 굴비 최대 20%, 과일 20%, 와인 60%, 건강식품 최대 60% 수준이다. 농축수산물 선물 한도 상향에 맞춰 1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상품도 지난 추석 보다 15% 늘린 100여 개 품목을 준비한 점이 특징이다. 한발 앞선 오는 16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쇼핑몰 SSG닷컴에서도 선물세트 사전 예약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17일 압구정본점을 시작으로, 24일부터 전 점포와 공식 온라인쇼핑몰 더현대닷컴 등에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행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약 200여 종의 한우·굴비·청과·건강식품 등 선물세트를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대표 상품은 한우 소포장 선물세트와 영광 참굴비 세트, 명품 곶감 세트 등이다.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선물하는 고객들을 위해 온라인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더머니 적립금’을 지급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선물을 미리 준비하는 고객들의 구매 편의를 높이기 위해 예약 판매 시작 시기를 지난 설보다 일주일 이상 앞당기고 사전 예약 판매 물량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확대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할인 혜택까지…매년 우상향하는 사전 예약 판매

사진=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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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는 할인된 가격에 선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명절에 비대면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주요 백화점에서는 사전 예약 판매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일례로 롯데백화점에서 올해 설과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 30% 이상 뛰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추석 모두 예약 판매 매출이 각각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내년 설에도 귀향보다는 선물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이라며 "사전 예약 판매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품목을 다양화하고 할인율도 최대한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농수산품 선물 한도 상향 효과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전체회의를 열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 의결에 따라 현재 10만원으로 돼 있는 농수산물 선물 가액은 명절 때는 2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농협에 따르면 코로나19 경기 침체에 대응해 선물가액이 한시 상향(10만원→20만원)된 해 농협 관련 설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