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 몇 달간 영변 핵시설의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온수가 배수되고 증기 터빈과 발전기에서 증기가 배출됐을 가능성이 위성으로 관찰됐다”며 “열 이미지를 통해 배출되는 온수가 실제로 원자로 냉각시스템에서 나온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CSIS는 지난 9월 12일, 10월 23일, 11월 16일의 관측 위성 열적외선 이미지를 통해 원자로 주변의 온수 배출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당시 관측된 가장 따뜻한 물의 온도는 원자로 배출구 근처에서 발견된다는 점을 들어 “원자로가 가동 중이라는 명백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로에서 배출된 물은 인근의 구룡강으로 흘러가는데 열적외선으로 관측된 물의 온도는 최대 섭씨 4도의 변화가 나타났다. 열적외선 이미지상 붉게 보이는 열 패턴이 방류 지역 주변에 집중된 점을 고려할 때 가동되는 원자로에서 온수를 강으로 방류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원자로 가동으로 처리된 연료봉이 방사화학실험실로 보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원자로 가동 후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이 추출된다. 보고서는 “열적외선 이미지는 영변 5MW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는 명확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한다”며 “원자로 가동으로 처리된 연료봉은 재처리를 위해 방사화학실험실로 보내질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은 최근 들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달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영변 원자로 발전 시설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신규 활동은 올해 초 (북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발표된 추가 핵무기 개발의 야심찬 목표 달성에 플루토늄 생산 재개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같은달 이사회에서 “북한 영변 핵 시설에서 움직임이 발견됐다”며 “영변 부지에선 이밖에도 다른 활동이 이뤄지고 있고, 강선 핵시설, 평산 우라늄 광산과 정련공장에서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