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매매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투자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 마포구 인근에 오피스텔 건물이 세워져 있다. / 자료=한경DB
오피스텔 매매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투자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 마포구 인근에 오피스텔 건물이 세워져 있다. / 자료=한경DB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높아지며 올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가격도 함께 뛰고 있지만, 면적별로 오피스텔 가격은 갈리고 있다. 비교적 넓은 면적의 주거용은 상승하는 반면, 원룸은 제자리 걸음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기의 중심에 있는 것은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이라고 조언한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5만1000여건을 넘어섰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다치였던 지난해 4만8605건을 뛰어넘은 것이다.

오피스텔의 높아진 인기는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받은 덕분이다. 과거 오피스텔은 임대 수익 창출 수단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세가 급등하고 대출과 세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는 주거용 오피스텔 수요가 크게 늘었다.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해 가점이 부족한 젊은층의 관심도 높다.

대출 규제의 경우 현재 아파트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투기과열지구 40%·조정대상지역 50%로 제한된다. 9억원 초과분은 LTV가 20%에 불과하고 15억원을 넘으면 담보대출을 아예 받지 못한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통상 1금융권은 70∼80%, 2금융권의 경우 90%까지 대출이 나온다. 규제지역 내 유주택자가 주택을 추가 취득하면 2주택 시 취득세가 8%, 3주택 시 12%로 올라가지만, 오피스텔은 주택 보유 수와 무관하게 4.6%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면적별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용 40㎡ 이하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올 1월 1억4303만원에서 9월 1억4369만원으로 0.4%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40~60㎡는 2억2956만원에서 2억3785만원으로 3.6% 올랐고 60~85㎡는 3억3586만원에서 3억6080만원으로 7.4% 뛰었다.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받은 만큼, 면적이 커야 가격 상승폭이 높았던 셈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소형 아파트와 구조가 유사하다. 통상 전용면적 50㎡ 정도면 아파트와 같이 거실과 방 2개를 온전히 구분해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전용 84㎡ 오피스텔이 발코니를 확장한 전용 59㎡ 아파트와 같은 수준이라고 본다. 반면 전용 20~30㎡대는 원룸형이나 1.5룸(침실 1곳+주방·거실) 설계다.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도 덩달아 늘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분양 단지 중 전용 40㎡ 초과 비율은 2019년 28.6%에서 2020년 34.4%로 확대됐다. 청약도 순조롭다. 부동산인포가 올해 1~10월 청약홈에서 진행한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전용 40㎡ 초과)을 분석한 결과 평균 21.5대 1에 달했다. 이달 자체 홈페이지에서 청약을 받은 ‘신길AK 푸르지오’는 12만6000명 가량이 청약을 넣어 평균 경쟁률 1312 대 1로 달아올랐다.

주거용 오피스텔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새 오피스텔 건축기준이 시행되면서 전용 120㎡까지 바닥 난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전용 120㎡ 오피스텔은 발코니를 확장한 전용 84㎡ 아파트와 동등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전용 84㎡ 아파트에 도전하기엔 가점이 부족한 젊은 층에게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오피스텔이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최근 오피스텔은 투자수요 뿐 아니라 실거주를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주요 건설사 시공도 활발해 나홀로 동 같은 비인기 오피스텔이 사라진 것도 특징”이라며 “다만 규제지역 내 100실 이상 오피스텔은 소유권 이전 등기 후 전매가 가능하고, 주택수와 관계없이 취득세도 4%가 부가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