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최초 선발 전원 득점…3안타 친 타자는 무려 5명
WC 최다 20안타·16득점…두산, 화력으로 마운드 불안 지웠다
마운드 힘이 뚝 떨어진 상황, 두산 베어스 타자들이 불꽃 타격으로 투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두산 타선은 2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KBO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20안타를 몰아치며 16점을 올렸다.

2015년 시작된 KBO리그 WC 결정전 한 경기 최다 안타(종전 2017년 NC 다이노스 13안타)와 득점(종전 2017년 NC 10득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경기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진 타선 덕에 두산은 키움 히어로즈를 16-8로 꺾고 준플레이오프(준PO) 티켓을 손에 넣었다.

두산의 마운드 상황을 떠올리면, 이날 타선 폭발의 의미가 더 커진다.

올 시즌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히는 아리엘 미란다는 어깨 통증 탓에 WC 결정전 엔트리에서 빠졌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은 팔꿈치 통증을 치료하고자, 이미 미국으로 떠났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순위를 확정하지 못한 탓에, 토종 에이스 최원준을 10월 30일 한화 이글스전에 쓴 바람에 WC 결정전 선발로는 활용할 수 없었다.

1일 1차전에서 필승조를 소진하며 4-7로 패해 위기감을 더 커졌다.

1차전에서 홍건희가 공 32개(1⅓이닝 2피안타 1실점)를 던졌고, 이영하의 투구 수도 24개(⅓이닝 2피안타 2실점)였다.

마무리 김강률도 1⅓이닝(1피안타 3실점) 동안 공 28개를 던졌다.

2차전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되면, 경기 막판 불펜 싸움에서 밀릴 수도 있었다.

WC 최다 20안타·16득점…두산, 화력으로 마운드 불안 지웠다
두산 타선은 초반부터 터졌고, 두산 투수들은 여유 있는 상황에서 투구했다.

두산은 1회말 2사 2, 3루에서 터진 양석환의 좌전 적시타로 2점을 선취했고, 2회말 1사 만루에서 호세 페르난데스가 1루수 옆을 뚫는 2타점 적시타를 쳐 2점을 추가했다.

4회에는 6안타와 볼넷 1개를 묶어 5점을 더 얻어 9-1로 달아났다.

키움이 5회 이정후의 3타점 2루타로 추격하자, 6회말 상대 실책으로 얻은 기회를 기민한 주루와 연속 안타로 살리며 6점을 추가해 승기를 굳혔다.

이날 두산이 6회말에 올린 6점은 WC 결정전 한 이닝 최다 득점 신기록(종전 2016년 넥센 히어로즈 5득점)이다.

두산이 세운 타격 기록은 더 있다.

두산은 WC 결정전 최초로 선발 전원 득점에 성공했고, 페르난데스는 한 경기 최다인 5타점(종전 2018년 넥센의 제리 샌즈 4타점)을 올렸다.

이날 선발 출전한 두산 타자 중 안타를 치지 못한 선수는 김재호뿐이었다.

3안타를 친 타자는 무려 5명(정수빈, 페르난데스, 양석환, 강승호, 박세혁)이었다.

키움은 선발 정찬헌에 이어 '선발 요원' 한현희, 최원태를 내보내며 안간힘을 썼지만, 두산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두산 투수진도 8점이나 허용했지만, 타선의 넉넉한 지원 덕에 크게 긴장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