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진주 상평산업단지에 문을 여는 항공전자기기술센터. KTL 제공
오는 9일 진주 상평산업단지에 문을 여는 항공전자기기술센터. KTL 제공
국내 유일의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경남지역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한다.

KTL "경남 우주산업에 집중투자"
김세종 KTL 원장(사진)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남이 지역특화산업인 항공우주산업 메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투자와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KTL은 오는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진주 상평산업단지에 항공전자기기술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항공부품 국산화와 우주산업 지원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비와 지방비 등 총 241억원이 투입된 항공전자기기술센터는 경남권 항공·우주 및 국방 분야 제조기업에 대한 전자파 시험을 담당한다. 지난해 문을 연 우주부품시험센터(265억원)와 함께 KTL이 운영을 맡는다.

2015년 진주혁신도시로 본원을 이전한 KTL은 2019년부터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지역의 대표적 노후 산단인 상평산단에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항공전자기기술센터를 구축해 우주항공 기업체의 제품 개발과 시험평가, 인증지원 기반을 마련했다.

동시에 진주시, 경상국립대와 우주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체계를 만들어 초소형 위성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까지 초소형 위성 2기를 개발해 발사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항공우주 관련 센터 개소에 대해 “앞으로 우주환경에 대한 위성 시험업무가 급증할 것”이라며 “항공부품 관련 신기술 개발과 각종 시험인증이 국내에서 가능해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도 차단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원장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시험인증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시험인증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국가표준 또는 국제표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교정·인증·시험·검사 등을 말한다”며 “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곧 신산업을 주도한다는 말이 있듯이 고부가 지식서비스산업으로 자원 부족 국가의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5년 역사를 가진 KTL은 기업의 시장 진출,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연간 25만여 건(약 1만7000개 기업)의 시험평가 및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원장은 시대 변화에 따른 KTL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배구에 빗대어 소개했다. 김 원장은 “배구에서 ‘세터’는 팀의 볼 배급을 도맡아 처리하며 상황에 따라 최적의 공격 루트를 정해주는 핵심 포지션”이라며 “시험인증기관은 공격수인 기업이 신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표준을 마련하고, 평가 인프라를 구축해 기업혁신을 전방위로 지원하는 국가대표급 세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응용물리학과 재료공학 등을 전공한 김 원장은 국내에 돌아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자로 22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5년부터 유럽 생고뱅사에서 15년간 일했으며, 유럽 한인 재료소재 전문가협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KTL 원장으로는 지난 4월 취임했다. 김 원장은 “30여 년간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지식,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KTL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종합시험인증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진주=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