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남욱-정영학 특수관계 3명, 공사에 입사해 사업 깊이 관여

1조1천500억원대의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이 지분율 1%의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 휘둘린 데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허술한 인력 구조가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화천대유에 휘둘린 성남도공…전담인력 4명에 '민관유착' 의혹도
특히 과다 배당 등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천화동인 4∼5호 소유자들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와 특수관계인 인물들이 이런 구조를 틈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해 사업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따르면 2013년 9월 공사 설립 이후 부동산 개발업무를 담당할 전문계약직(도시계획, 건축, 토목 등)을 차례로 선발해 현재 15명가량이 3개 개발처에서 근무하고 있다.

공사는 2014년 1월 성남시설관리공단과 통합했으며 정원이 974명이라 개발 전문 직원은 1.6%에 불과한 셈이다.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경기도 산하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전체 직원 713명 가운데 개발 업무 직원이 80% 가까이 된다
2015년 3월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대장동 개발을 담당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의 경우 김모 처장을 포함해 4명이 고작이었다.

이에 따라 자체 사업을 할 수 없었던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간사업자와 함께 특수목적법인인 '성남의뜰'을 설립했고 여기에 자산관리회사로 화천대유가 들어왔다.

화천대유는 부동산개발 전문가, 회계사, 변호사 등 2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자체의 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경우 전문 인력이 부족한데다 경험도 일천해 민간사업자를 끌어들이는 공영개발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결국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이전부터 대장동 사정을 꿰뚫고 있던 화천대유가 민간사업자를 이끌며 사업을 주도한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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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약한 인력 구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해 선발한 외부 전문가들의 면면도 알음알음으로 이뤄져 '민관유착' 커넥션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민간사업자 선정을 5개월 앞둔 2014년 10월 전략사업실을 꾸리며 변호사와 회계사를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했는데 이때 들어온 변호사가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로 배당금 1천7억원을 챙긴 남욱 변호사의 대학 과 후배 정민용 변호사다.

전략사업실장은 정 변호사와 함께 들어온 김모 회계사가 맡았는데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로 배당금 644억원을 받은 정영학 회계사와 같은 회계사무소에서 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략사업실은 유 전 본부장의 직속으로, 대장동 개발 공모지침서를 만드는 역할을 했으며 정 변호사의 경우 졸속 심사 논란이 이어지는 민간사업자 선정 평가에도 참여했다.

정 변호사와 함께 민간사업자 선정 평가위원을 한 개발사업1처 김 처장은 유 전 본부장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2000년대 말 분당지역 한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조합장으로 있었는데 김 처장이 리모델링 시공업무를 맡기로 한 건설업체에서 일했다고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전했다.

정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퇴직을 3개월 앞두고 지난해 11월 부동산개발 관련 업체 '유원홀딩스'를 차렸으며 현재 유 전 본부장과 동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원은 유 전 본부장을 의미한다고 정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한 부동산개발 시행업체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무리하게 공영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화천대유가 주도한 민간사업자를 선정했는데 화천대유와 관계된 인물들이 공사 내부에서 조력자 역할을 한 셈이 됐다"며 "통상적인 부동산개발에서 있을 수 없는 사업 구조와 이익 배당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