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부동산업 대출이 12조원 넘게 늘어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임대업을 위한 건물 매입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제조업, 서비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478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42조7000억원(3.0%) 증가했다. 1분기 증가액(42조1000억원)과 비교해 소폭 확대됐다.

2분기 부동산업 대출 12조 증가…사상 최대
산업별로는 제조업 대출금 증가폭이 지난 1분기 7조1000억원에서 2분기 4조9000억원으로 축소된 반면 서비스업은 31조1000억원에서 33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서비스업 가운데 부동산업의 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 2분기 부동산업의 대출 증가액은 12조1000억원으로, 1분기(7조1000억원)에 비해 5조원 불었다. 이 증가폭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업 대출이 급증한 것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 중 임대업용 시설자금 대출이 8조9000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숙박·음식점업은 지난 2분기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와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대출 증가액(2조6000억원)이 1분기(3조원)보다 줄었다. 하지만 3분기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4차 대유행으로 대출 규모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용도별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영난으로 급증했던 운전자금 대출 증가액이 1분기 25조5000억원에서 2분기 21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운전자금 대출 증가액은 작년 2분기 52조1000억원까지 커졌다가 3분기 24조4000억원, 4분기 10조7000억원으로 감소세를 나타낸 뒤 올 1분기 다시 늘어났다. 지난 2분기 제조·서비스 업황이 다소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운전자금 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시설자금 대출 증가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분기 시설자금 대출 증가액은 20조9000억원으로, 1분기 16조7000억원에 비해 늘어났다. 부동산업의 임대용 건물 매입 증가, 기업의 설비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