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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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두 달 가까이 네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이 80%를 넘어섰다. 대전·세종 등에선 중증환자 병상이 모두 소진됐다. 2학기 전면 등교, 백신 접종자 사적모임 제한 완화 등의 여파로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지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서울시 내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2002개 중 1637개가 사용 중이다. 가동률은 81.8%로 일주일 전(75.3%)보다 6.5%포인트 증가했다.

경기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1382개 병상 중 1295개가 차 있어 가동률이 93.7%에 달한다. 인천(79.1%)까지 더하면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은 85.7%이다.

중증환자 병상이 몇 곳 남지 않은 지방자치단체도 많다. 수도권과 인접한 강원도에선 즉시 입원 가능한 병상이 전체 24개 중 3개 뿐이다. 충남도도 중증환자 병상 18개 중 1개만 비어있다. 전남(4개), 경남(4개), 경북(3개)도 입원 가능 병상이 한 자릿수다. 대전과 세종에선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이 100%로 비어있는 병상이 아예 없다.

병상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정부는 수도권 내 상급종합병원에 병상 171개, 종합병원에 594개 병상을 추가 확보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현장에선 당장 병상을 늘리는 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정부안대로 코로나19 환자 병상을 확충하는 데 시간은 한 달가량, 비용은 억 단위로 든다”고 했다.

중증환자에 사용하는 체외막산소공급(ECMO·에크모) 기계가 부족해지면서 일부 의료기관이 다른 지역에서 에크모를 빌려오는 사례도 나왔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에크모 추가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지금보다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지난주 개학 및 휴가 후 복귀로 인해 지역 내 감염 확산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23일부터는 수도권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사적모임의 인원이 최대 4명으로 늘어나 지역사회의 산발적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모더나가 9월 초까지 제공하는 코로나19 백신 701만 회분을 18~49세 등 일반국민 접종에 우선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26~29일에 접종하는 사람은 기존 계획대로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배 반장은 화이자·모더나의 1·2차 접종간격을 6주에서 4주로 다시 좁히는 것에 대해선 “9월 이후 백신 도입 일정, 규모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