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패럴림픽에서는 세계 각국 장애인이 22개 종목에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 패럴림픽 종목 수는 앞서 막을 내린 도쿄올림픽의 33개 종목보다 11개 적다. 하지만 메달 총수는 539개로 도쿄올림픽의 339개보다 200개 더 많다. 한 종목에서도 장애 등급에 따라 여러 경기가 열리는 패럴림픽의 특성 때문이다.

올림픽보다 금메달 200개 많은 까닭?
패럴림픽은 장애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세부 종목에서도 출전 분야가 나뉜다. 같은 세부 종목이라도 장애 정도에 따라 경기력 차이가 크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16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육상의 경우 세부 종목 뒤에 ‘T’(트랙·마라톤·도약) 또는 ‘F’(필드 경기)로 시작하는 종목 코드가 추가로 붙는다. 또 수치(11~13·20·30~38·40~47·51~57·61~64)로 장애의 종류(숫자 앞자리)와 장애의 정도(숫자 뒷자리)를 구분해놨다. 뒷자리 숫자는 낮을수록 장애 정도가 높다.

예를 들어 ‘T11’의 경우 육상 트랙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시각장애인(앞자리 1)이며 거의 앞을 보지 못하고 빛을 인지할 수도 없는 전맹(뒷자리 1)이 출전하는 종목이 된다. 또 ‘T12’ 코드가 붙은 종목에선 트랙 종목에 나서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조건은 같지만 일반인의 3.3% 수준의 시력으로 반경 5도 미만밖에 볼 수 없는 선수(뒷자리 2)라는 게 다른 점이다. T11 출전 선수에겐 ‘가이드 러너’가 붙고, T12 출전 선수에겐 경우에 따라 가이드러너가 붙지 않는다는 점도 다르다.

양궁은 휠체어 경추손상인 W1과 오픈 등의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오픈에는 척수장애(W2)와 입식(ST) 선수가 출전한다.

‘9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의 효자 종목 보치아는 4개 등급(BC1~4)으로 나뉜다. BC1·2는 긴장항진, 무정위운동 등 뇌성마비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BC1은 상체 움직임에 심한 제약이 있어 전동 휠체어를 사용하는 선수, BC2는 팔과 손의 운동 능력이 BC1보다 자유로운 선수가 속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BC3는 사지 운동 능력이 제한돼 경기 보조자의 도움을 받는 선수, BC4는 척수 손상 등의 장애를 가진 선수가 참가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