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감독 "페레즈는 유틸리티…KBO리그 예우하고 적응하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30)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8개의 포지션을 소화했다.

3루수(1천241이닝)와 2루수(1천174⅔이닝)로 가장 많이 뛰었지만, 우익수(569이닝), 좌익수(433이닝), 유격수(353⅔이닝), 1루수(87이닝), 중견수(172⅔이닝)로 출전하며 활발하게 내·외야를 오갔다.

투수로 9⅓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한화에서도 페레즈는 내·외야를 오갈 전망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2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방문 경기를 앞두고 "페레즈를 내·외야에서 모두 활용할 생각"이라며 "김태연, 조한민과 페레즈를 내·외야 유틸리티로 기용하면 선수 활용 폭이 넓어진다.

기존 선수들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 세 선수의 멀티 포지션 능력을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 "페레즈는 유틸리티…KBO리그 예우하고 적응하길"
사실 대부분의 선수가 '포지션 고정'을 원한다.

확실한 주전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메이저리그에서 여러 포지션을 떠돌던 외국인 선수도 KBO리그에서 주전 자리를 보장받고 오면 '포지션 고정'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페레즈는 특정 포지션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현대 야구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선발 라인업을 짜고, 수비 위치도 정한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선수는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페레즈도 이런 부분에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수베로 감독이 페레즈에게 당부하는 건, KBO리그를 대하는 자세다.

수베로 감독은 "투수의 구속이 메이저리그보다 떨어지는 등 방심할 요소가 있다.

그러나 KBO리그는 경쟁력이 있는 리그"라며 "페레즈가 자만하지 않고, KBO리그의 모든 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행히 페레즈는 한국 야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선수"라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8월 18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KBO리그 1군 무대에 선 페레즈에게 적응할 시간도 줄 생각이다.

그는 "페레즈가 한화에 합류하기 전 (소속팀 등의 문제로) 6주 정도 야구 경기에 뛰지 못했다"며 "이 점을 고려해 단기간에 실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선수와 팀이 모두 기다려줘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