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가 올 2분기 동유럽,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등 유럽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유럽 내 최대 시장인 러시아에서의 선전과 함께 미국 정부 제재로 스마트폰 약세를 보이고 있는 화웨이의 빈 자리를 꿰찬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일부 공장 문을 닫아 생산 차질을 빚었던 만큼 3분기는 다시 1위를 탈환할 여지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유럽 지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선두에 올랐다. 유럽을 세분화했을 때 점유율 순위는 서유럽은 애플·삼성전자·샤오미 순, 동유럽과 러시아는 샤오미·삼성전자·애플 순이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가 2017년 11월 유럽에 처음 진출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선 "일부 지역에서 샤오미에 1위를 내줬지만 코로나19로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며 "여전히 삼성이 많은 유럽 국가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한 국가는 네덜란드 이탈리아 노르웨이 포르투갈 그리스 폴란드 등이 있다. 애플은 영국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웨덴 스위스 헝가리 등에서 1위에 올랐다. 샤오미는 스페인 벨기에 덴마크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얀 스트라이약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3분기에는 삼성이 공급 문제를 해결하며 다시 선두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가 전 지역에 걸쳐 좋은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고 폴더블폰 출시로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봤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17%의 점유율을 확보해 애플(14%)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19%)에 2%포인트 차로 근접했다. 샤오미가 창사 이래 분기별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2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추계 신제품 발표회에서 "샤오미는 향후 3년 안에 (스마트폰)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라며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하고 나니 1위도 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2021년 2분기 유럽 지역별 스마트폰 시장 상위 3개 브랜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1년 2분기 유럽 지역별 스마트폰 시장 상위 3개 브랜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