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서 일본 강하게 비난
중국 "일본의 야스쿠니 참배, 국제정의에 대한 도발"
중국은 일본 각료들이 태평양전쟁 종전일(패전일)인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것에 '국제정의에 대한 도발'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러한 입장을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8월 15일은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날"이라며 "인류가 일본 군국주의와 파시즘을 이긴 역사적인 순간으로, 영원히 기억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 관료들은 침략 역사를 반성해야 하는 날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노골적으로 참배했다"며 "인류 양심과 국제정의에 대한 도발로,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와 사람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승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의 군국주의 미화와 역사왜곡 음모를 저지하고 침략 역사를 뒤집으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사의 죄책을 희석하고 회피하려는 어떠한 언행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정의를 지키며 누구도 2차 세계대전의 성과와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중국과 러시아는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저항하며 침략자를 격파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양국은 협력을 강화하고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하며 누구도 역사에 먹칠하는 것을 반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5일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일본이 군국주의와 철저히 단절하고 실제 행동으로 아시아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의 믿음을 얻을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은 이미 베이징과 도쿄의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하고 단호한 반대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지난 15일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전날에는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