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12일(10:4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자료=국제금융센터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글로벌 은행들이 가장 큰 위험(리스크) 요인으로 꼽는 건 무엇일까. 국제금융센터는 12일 코로나19를 계기로 강력한 디지털 전환 요구를 받고 있는 글로벌 은행들의 리스크 요인을 분석했다.

글로벌 은행들은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일단 핀테크(금융+기술)와 파트너십 체결과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기술 활용에 가장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전환 리스크가 따른다고 말한다. 은행권 내부의 전산시스템 리스크, 재무 리스크, 적응 리스크 등 운영상 문제와 외부에 미칠 금융시스템 리스크 등 파급 요인이 대표적이다.

신규 시스템이 도입되면 전산 시스템이 오작동하거나 사이버 공격이 빈번해질 수 있다. 은행들의 디지털 의존이 심화하면서 정교해진 사이버 범죄에 더 취약해진 실정이다.

또 핀테크의 거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기존 인프라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기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선 상당한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 특히 엔지니어, 데이터 전문가 등 전문 인력 충원과 소프트웨어 유지·보수에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영업비용에서 IT(정보기술)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2%였다. 알파벳은 20%였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미국 대형 은행의 IT 비용 지출 비중도 15~20% 수준으로 올 2분기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보다 21% 증가했다.

적응 리스크도 있다.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부서 간 갈등, 구조조정 반발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웰스파고, 씨티, JP모건 등은 국내외 250개가 넘는 점포를 폐쇄했다. 현 추세라면 2034년엔 미국 내 은행 점포가 소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데이터 분석 모델에서 오류가 발행할 수도 있고, 외부에서 양자컴퓨터를 악용해 대형 은행을 공격하면 금융시스템 전반에 충격이 될 수 있다. 이른바 금융시스템 리스크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글로벌은행부장은 "현재 글로벌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은 중심부로 진입하는 과정"이라며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기회이지만 이 과정에서 수익성은 물론 신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