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은 초고성능 극저온용 후판 제품인 ‘9% Ni(니켈)강’(사진)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고객사에 공급을 시작했다고 15일 발표했다.현대제철이 지난해 말 개발한 9% Ni강은 영하 196도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충격에 대한 내성이 뛰어나고 용접 성능도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성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과 저장시설의 소재로 널리 사용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기존 디젤 연료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LNG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선박용 연료로 사용할 경우 선박 내 저장시설 내부를 영하 165도 아래로 유지해야 하는 등 기술적 제한이 따른다.현대제철은 지난 2월 현대중공업에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연료탱크용 소재로 9% Ni강을 공급하는 계약을 처음으로 따냈다. 제품 공급은 지난달부터 이뤄지고 있다. 공급 물량은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2척분(약 2100t)이다. 현대제철은 공급에 앞서 고객사와 품질평가회를 열고 품질 요구 조건을 제품 생산에 반영했다.9% Ni강은 품질 요구 수준이 매우 엄격해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3월 안정적인 품질 수준을 확보했고 같은 해 12월 KR(한국) ABS(미국) DNVGL(노르웨이·독일) 등 국내외 주요 9대 선급인증을 모두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대형 컨테이너선에 적용되는 연료탱크 소재를 국내 철강업체 최초로 공급하게 됐다”며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제철은 LNG 추진선 연료탱크뿐 아니라 LNG 플랜트와 LNG 터미널에 쓰이는 육상용 저장탱크 등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LNG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감사원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가 수도권 미세먼지 문제를 키운다’는 취지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에 시정을 촉구했다. LNG발전소의 가동 초기 오염물질 배출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다. 정부가 석탄발전을 대체할 친환경 발전원(源)으로 내세운 LNG발전이 오히려 대기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감사원은 14일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검사 보고서’를 통해 “산업부와 환경부는 2019년 11월께부터 LNG발전소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동 초기에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한 방안 등 구체적인 저감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산업부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LNG발전소 가동 초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사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조사에서 부산과 인천 LNG발전소의 가동 초기 일산화탄소(CO) 배출량은 각각 938ppm, 516ppm에 달했다. 이는 일산화탄소 소각 오염물질 허용 기준 50ppm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탈질설비 전문가들이 수도권 미세먼지 악화의 주원인 중 하나로 LNG발전소를 꼽는 이유다. 가동 초기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최근까지 대부분 LNG발전소에서 기준치 40ppm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LNG발전소는 정상 가동할 때는 오염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배출한다. 하지만 LNG발전소는 발전 단가가 높아 수시로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게 문제다. 가동 초기 불완전 연소로 다량의 오염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도권 발전소의 경우 연평균 재가동 횟수가 80회에 달한다. 일부 발전소는 600~800회 재가동한다.산업부는 발전 5개사와 전력연구원 에너지환경연구소 등과 함께 작년 12월부터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3년 11월까지 3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0도부터 반응하는 촉매기술을 개발하는 게 골자다.환경 전문가들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도심 미세먼지 악화 문제를 키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친환경’으로 포장된 LNG발전소의 오염물질 배출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을 정부가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용화 가능한 탈질 기술부터 일부 발전소에 우선 테스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한국가스공사가 연 200만t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2025년부터 20년간 카타르에서 새로 들어온다. 가스공사는 공기업 중 역대 최저금리로 8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가스공사는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 석유공사와 2025년부터 2044년까지 연 200만t 규모의 LNG를 들여오는 장기도입 계약 서명식을 했다. 서명식엔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사진)과 유법민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관이 참석했다. 이번에 계약한 연 200만t은 국내 소비량의 약 5%에 해당한다.가스공사는 현재 카타르와 3건의 장기계약을 맺고 연간 총 900만t 규모의 LNG를 도입하고 있다. 이 중 장기계약 1건(490만t 규모)이 2024년 종료될 예정이다. 가스공사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 신규 LNG 장기도입 계약에 공을 들여왔다.가스공사는 이번에 새로 체결한 장기도입 계약이 가스공사가 체결한 장기계약 중 가장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가격 조건과 도입 유연성 등을 고려할 때 유리한 계약 조건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한 국제 천연가스 시황 변화를 반영해줄 것을 카타르에 요청했다. 이에 2019년 카타르 측과 실무 합의한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계약 조건을 바꿨다. 이를 통해 기존에 합의한 가격과 비교해 도입 기간인 20년간 10억달러 내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가스공사는 장기도입 계약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천연가스 수요 변동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번 계약에서 구매자 증량권·감량권·취소권 등을 확보했다.채 사장은 “이번 계약이 국내 천연가스 수급 안정과 요금 인하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천연가스 분야뿐만 아니라 조선, 플랜트 등 양국 간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가스공사는 이날 8억달러(약 9200억원)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이번 채권은 5년 만기 4억5000만달러와 10년 만기 3억5000만달러로 혼합 구성된 구조다. 표면금리는 5년 만기가 연 1.125%, 10년 만기가 연 2.00%다. 미국 국채금리에 각각 0.375%포인트, 0.65%포인트 더한 수준으로 국내 공기업 발행 외화채권 중 역대 최저 가산금리다. 특히 90여 곳의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공모금액의 3~5배에 이르는 주문을 내 가스공사 외화채권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확인했다고 공사 측은 전했다.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토대로 수소 인프라 구축을 비롯한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사업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