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에서 쏟아지는 코로나19 백신 위탁계약(CMO) 주문을 맞추기 위해 경북 안동에 제2 백신 공장을 짓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1일 경상북도, 안동시 등과 공장 부지 매입 및 설비 증설 내용을 담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총 투자 금액은 약 1500억원이다.

이 회사는 우선 노바백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L하우스 백신센터에 백신 제조 설비를 추가로 들여오기로 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생산시설과 세포 배양 등의 최신 제조 설비를 투입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유럽 업체에 배양기(리액터)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또 안동 매곡리의 경북 바이오 2차 산업단지 부지 9만9130㎡를 추가 매입했다. L하우스 백신센터 부지보다 50% 정도 큰 규모다. 경북 바이오산업단지에는 SK플라즈마 혈액제제 공장,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동물세포 실증지원센터,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등이 들어서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창사 후 최대 규모 증설에 나선 이유는 밀려드는 백신 CMO 수요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넘어 ‘엔데믹’(종식 없는 토착 전염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런 전망을 근거로 지난해 13억달러(약 1조4706억원) 수준이던 코로나19 백신 세계 시장 규모가 2025년 161억달러(약 18조2139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신 CMO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체 생산 가능 시설의 3분의 2 이상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배당한 상태다. 이 회사의 백신 생산능력은 연 2만3924L다. 더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데도 생산 문의가 끊이지 않자 증설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백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전면 중단했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백신 CMO업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증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