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원가 부담 증가폭에 비해 판매 단가가 덜 올라 중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NBC는 9일(현지시간) “전년 동기 대비로 중국의 5월 PPI 상승률과 CPI 상승률 간 차이가 7.7%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존 최고치인 2017년 7%포인트를 웃도는 수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5월 PPI는 1년 전보다 9.0% 상승하며 예상치인 8.6%를 웃돌았다. 2008년 이후 13년 만의 최고치다. 중국은 철광석, 구리 등 주요 원자재 최대 소비국으로 최근 주요 원자재 값 폭등으로 생산원가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이에 비해 중국 내 소비재 판매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중국 당국의 통제로 생산자물가에 비해 덜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PI와 CPI 상승률 간 격차가 벌어져 중국 기업의 이윤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생산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맥쿼리그룹의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래리 후는 “PPI와 CPI 격차가 커지는 것은 원자재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이익률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며 “자동차·선박·항공 부문 상당수 업체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광업이나 철강 업체들은 원자재 값 폭등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박은 대부분 수입 철광석 등 수입물가 상승에 의한 것으로 중국 당국이 손쓰는 데 한계가 있다”며 “PPI와 CPI 상승률 격차가 좁혀지려면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 상품 수요를 크게 줄이고 세계 경기 회복세가 서비스 수요에 의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줄리언 에반스프리차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중국 PPI가 고점에 근접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전제품의 생산가격 상승 압박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등 PPI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6월부터 지난해 PPI의 기저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