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 사진=REUTERS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 사진=REUTERS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반도체에 투입되는 정부 지원금을 520억달러(약 58조5780억원)까지 늘리면 미국 내에서 7~10개가량의 새로운 생산공장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이몬도 장관은 이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공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번 정부 지원으로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에 1500억달러(168조9750억원)가 넘는 투자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레이몬도 장관은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금이 필요한 것"이라며 "실제 투자가 마무리되면 미국 내에 7개, 8개, 9개 심지어 10개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주(州)정부가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연방자금 유치를 위해 경쟁 할 것이며 상무부가 자금지원을 위한 투명한 절차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촉발된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쇼티지) 사태 이후 자국 내 공급망 점검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미국 반도체 생산과 연구에 향후 5년 동안 520억달러를 지출하기 위해 초당적 입법안을 냈다. 법안에는 미국 업계에 안정적으로 반도체 칩을 공급하기 위한 지원 방안 등이 포함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백악관에서 직접 '반도체 화상회의'를 주재하며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 의지를 밝힌 것을 비롯해 자국 영토에서 반도체 생산 비율을 늘이기 위한 구상을 추진해왔다.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인 지난 21일에도 레이몬도 상무장관이 삼성전자, 대만 TSMC 등을 호출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투자를 사실상 압박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추가 증설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현재 후보지를 물색 중이다. 대만 기업인 TSMC도 120억달러를 추가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에 3년 내 라인 5개를 더 추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37%를 담당했던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은 현재 12%까지 줄어든 상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