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중인 차 안에서 잠을 잔 미국 시민이 경찰에 붙잡혔다. 운전자는 시속 130km 이상으로 달리면서도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 기능에 자신의 생명을 맡겼다.

20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출신의 38세 남성 A 씨가 시속 132km로 달리는 2019년식 테슬라에서 잠을 자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위스콘신 주와 일리노이 주 국경 부근에서 A 씨가 주행 중 도로를 보지 않고 머리를 아래로 기댄 모습을 목격하고 차를 세웠다.

A 씨는 경찰이 경광등, 사이렌 등으로 차를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3.2km를 더 달린 후 차를 세웠다.

경찰이 공개한 보디캠 영상에서는 "우리가 2마일을 따라다녔는데 당신은 차 안에서 자고 있었다"는 대원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또 "자율주행 기능에 대해 이해하지만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즉시 멈추겠다는 결정은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벌금 처분을 내렸다.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FSD 기능은 운전자의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며 "운전자는 언제든 직접 운전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한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 3월 총 27건이며 23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테슬라의 FSD 기능만을 믿고 운전자 없이 달리다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FSD는 오토파일럿에 추가로 고속도로 진·출입과 차량 추월 등을 하는 NOA, 자동 차로 변경, 자동 주차, 차량 호출(스마트 서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1~5단계로 나뉘는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의 자율주행 기능에서 테슬라의 FSD는 2.5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며 운전자는 이 기능을 사용할 때 직접 감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름 자체가 차량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어 소비자를 현혹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