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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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4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한 공공주도 개발에 주력하는 동시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려는 민간주도 개발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시장 불안의 우려가 없도록 안정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노 장관은 18일 취임 후 첫 번째 대외 일정으로 서울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4개 공기업, 한국주택협회 등 3개 민간주택 관련 협회와 함께 ‘주택 공급기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2·4 대책’ 등 정부가 앞서 발표한 공급대책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간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안이 논의됐다. 주택협회는 “공공방식에도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추가로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며 “민간 주도 개발도 공급에 기여한다면 충분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고 건의했다. 용적률 확대 등 도시 및 건축 관련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노 장관은 “사업성이 열악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지역은 공공이, 충분한 사업성이 있고 토지주의 사업 의지가 높은 곳은 민간이 중심이 돼 주택을 공급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 활성화를 위해 각 기관이 제도 개선사항을 제시할 경우 적극 검토해나갈 것”이라며 규제 완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다만 오 시장이 공개적으로 요구한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에 대해선 아직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간담회 후 한 주택공급 브리핑에서 “재건축 안전진단의 경우 노후 건축물 안전 등에 대한 엄격한 진단이 이뤄질 필요가 있고 시장이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규제 완화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또 규제 완화의 전제조건으로 투기수요 유입 차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간 재건축 추진과정에서 투기수요 유입과 과도한 개발이익에 따른 시장 불안이 없도록 향후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단체와 추가적 안정장치 마련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기치로 내건 오 시장이 지난달 7일 당선된 이후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가격 불안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9% 올라 최근 3개월 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노원구와 송파구 서초구 강남구 등 강남권이 시세 상승을 주도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