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남 이종현 씨(42)를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긴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이방현)는 지난 3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유사 수신 업체 대표 A씨와 이씨가 등기이사로 있는 투자회사의 부회장이었던 B씨도 함께 기소됐다.

이씨는 부친인 이 전 부회장이 인수한 회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우고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이 전 부회장이 2013년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제이앤유글로벌의 매각 권한을 위임받은 뒤 A씨에게 지분 200만 주와 경영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이 주식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수십억원을 대출받아 빼돌렸다. 이씨 또한 주식을 담보로 16억원을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제이앤유글로벌은 사업 부진에 빠져 주식 반대매매 위기에 놓였다. 이씨와 A씨 등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회사가 베이징 면세점에 독점으로 물품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제이앤유글로벌의 주가는 올랐지만 실제 사업 실적은 없어 적자가 누적됐다. 이 때문에 2016년 회계법인 감사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이에 회계사 출신인 B씨는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 결과를 예상해 이씨와 A씨에게 미리 알렸다. 이들은 미공개정보인 ‘감사의견 거절’이 공시되기 전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이씨와 A씨가 75억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것으로 봤다.

이씨는 지난해 2월 이용호 전 G&G 회장의 횡령 혐의 공범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