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연금 부럽지 않은 돈 넘치는 도시 됐을 것"
2014·2015년 기회 놓친 데 이어 2016년 사업 매각
태백시가 풍력발전 조금만 일찍 투자했더라면…
강원 태백시가 전국 최고 품질의 바람 자원을 가졌지만, 이를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데 무관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한영 태백시의회 조례심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8일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 출자 동의안 심의에서 "과거 태백시가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를 팔겠다고 할 때 반대했다"며 "그런데도 사업성 없다며 매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서 출자하겠다는 것은 풍력발전이 돈 되는 사업이라는 방증 아닌가"라며 "미래사업에 대한 태백시의 뒤늦은 판단이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의 지적대로 태백시는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운영적자에 따른 채무상환을 위해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를 2016년 매각했다.

태백시가 총사업비 135억원을 투입해 2006년 조성한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매각할 때까지 총수입 109억원 등 세외수입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태백시는 이날 동의안 제안 설명에서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에 25억원을 출자하면 2022년부터 2040년까지 19년간 96억8천200만원의 순수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2·3단계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백시가 풍력발전 조금만 일찍 투자했더라면…
이에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매각 후에도 바람 자원을 활용할 기회가 태백시에 최소한 두 차례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첫 번째는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태백시장 A 후보의 '경영난을 겪은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오투리조트를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부활시키겠다'는 공약이었고, 두 번째는 2015년 민간기업의 비슷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당시 A 후보는 낙선했고, 민간기업의 제안도 현실화하지 못했다.

그사이 다른 민간기업이 풍력발전사업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태백지역의 풍력발전기는 8기에서 27기로 급증했다.

지병호 연리지 미디어협동조합 편집장은 "상대 후보의 공약이라도 당선자가 채택해 추진했더라면 현재의 태백시는 연간 최대 820만원의 태양광 연금을 주는 전남 신안군 안좌면과 자라도에 버금가는 돈 넘치는 지역이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태백시의회 조례특위는 출자동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태백시가 풍력발전 조금만 일찍 투자했더라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