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들만 다 가져가겠네"…대구 아파트 청약자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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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분양가 8억9926만원…사실상 9억 돌파
변경된 HUG 기준 적용하니…분양가 '급등'
"특별공급은 받으면서 중도금은 자납하라니…"
변경된 HUG 기준 적용하니…분양가 '급등'
"특별공급은 받으면서 중도금은 자납하라니…"

대구 주택 청약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대구에서 전용 84㎡ 기준으로 분양가 9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나와서다. 입주자 모집공고에서 최고가는 8억9926만원이다. 하지만 발코니 확장비에 각종 옵션을 추가하면 9억원은 물론 10억원까지 넘볼 정도로 분양가가 훌쩍 올라간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짓는 아파트 ‘힐스테이트 만촌역’(718가구)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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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며 각종 부동산 규제를 받아왔다. 투기과열지구이자 청약과열지역이다.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제를 받아왔다. 하지만 HUG가 고분양가 심사규정 및 시행세칙을 전면 개정하고 새 분양가 기준이 적용되면서 분양가가 수직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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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분양가는 9억원을 넘지 않다보니 '특별공급'은 받는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특별공급이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힐스테이트 만촌역은 9억원을 간신히 넘기지 않다보니 아파트 658가구 중 172가구가 특별공급으로 배정됐다.
대구에서 청약을 준비하고 있는 A씨는 "꼼수 분양가나 다름없다"며 "중도금 대출도 안되면서 특별공급은 받고 기준이 도대체 뭐냐. 대구 신혼부부 중에 중도금 대출없이 9억원에 아파트 살 수 있는 사람들은 금수저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B씨는 "학군하고 거리가 있는데다 초중고도 별로"라며 "완판(완전판매)은 되겠지만, 현금부자들만 청약할 수 있는 조건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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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아파트 분양 초기 시점의 총 분양 가구수 대비 계약 체결 가구수 비율을 나타내는 초기 분양률도 100%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의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2020년 2분기, 3분기, 4분기 등 3분기 연속 100%를 기록했다.
수성구에서는 전용 84㎡ 아파트가 지난해 15억원 거래가 나왔다. 수도권 외의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15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올해에도 범어동을 중심으로 고가거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용 84㎡ 기준으로 범어동 경남타운은 지난 1월 17억7500만원에 거래가 나왔고, 빌리브범어도 1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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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대구에서는 분양 당첨이 곧 로또라는 인식이 있는데다 실수요자들도 청약에 가세하고 있다"며 "분양가 상승에도 청약자들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