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기록부에는 읽은 책이 몇 권이나 되어야 하나요”




1월 말, 학교생활기록부가 마감이라고 하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상담이 왔다. 책을 참 많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정말 초등학교 때부터 독서를 많이 했고, 늘 책을 손에 놓지 않는다. 오늘도 책을 한 권 들고 왔다. “구겨진 마음 펴기” 고전문구들이 참 특이하단다.

그런데, 묻는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독서로 몇 권이 들어가야 불이익이 없나요” 엄마가 조심스럽다. “학교에서 한 학기에 10권이상이 되면 학교에서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몇 권이라고 생각하나요. 한 학기에 몇 권, 또는 1년에 몇 권이 적당할까요?

대학은 독서를 매우 중요하게 바라본 답니다~


대학에서 독서를 중요시하는데, 왜 중요시하는지 아는 것이 먼저 겠지요. 대학에서 교수님들은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항에 관심을 보인답니다. 현재의 사회적, 문화적, 기술적 변화가 미래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 고민한 답니다. 자신이 현재 가르치고 있는 대학생이 공부 후 사회에서 직장 잡을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 답니다.

그래서 현실 문제에 대한 도움이 되는 것을 레포트의 주제로 선정하고, 현재의 이론들을 강의로 설명하지요. 학생들에게 4인~6인 팀을 구성해서 여러 팀이 발표하도록 한답니다.

왜 그럴까요. 과거의 지식을 스스로 모아서 검토하고, 현재의 이슈와 연결해보는 과정을 숙달시키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지요.

더우기 현재는 정보를 구글링하면 전 세계 관련정보를 모을 수 있기에, 정보를 수집하고 읽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지요. 이는 대학에서 공부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지요.

요약독서는 이제 그만, 비교독서를 하세요^^


한번은 초등학생이 독서를 잘한다고 해서 만나 보았어요. 학원도 다닌다고 하네요. 글도 잘 쓴다고 합니다. 아이와 몇 마디를 해 보았어요. 저는 깜짝 놀랐답니다. 보통 아이들은 기발한 생각도 말하고, 묻기도 하고, 자신이 아는 것을 이렇게 또는 저렇게 말하면서 도전도 하지요.

하지만, 이 아이는 주어진 책의 내용만 정확하게 말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요약해서 말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답니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니, 학원에서도 책을 읽으면 이렇게 묻는데요. “무슨 내용이니?” “정말 기억력이 좋구나” 엄마도 자기에게 “주인공이 누구고, 무슨 일을 했지?”“나쁜 사람은 무슨 일을 했는데?” 바로 이것이 문제였어요. 저는 참 안타까웠답니다. 아이의 좋은 자질을 망쳐진 것 같아서요~~.

독서를 단지 읽는 것만 생각한다면 요약능력이 중요하지요. 하지만, 독서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랍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내가 읽은 것이 현재의 사회문제와 연결되어 상대적으로 어떻게 해석이 되는지 랍니다. 그래서 비교읽기가 중요하답니다.

새로운 대상을 만나면 그것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가운데, 답으로 의미를 말하지요. 대부분 요약으로 끝나는데,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장점과 단점을 알기 위해서 랍니다. 그렇다면 다른 것과 비교하면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현민의 대입 해부도감] 서울대, 학생부에 독서는 몇 권이 좋을까요?


서울대는 필독서 100권을 권장하고 있어요~


서울대는 졸업할 때까지 필독서 100권을 정해 읽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한국문학, 외국문학, 동양사상, 서양사상, 과학기술로 구분하고 있답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과거, 현재, 미래를 이을 수 있는, 동양과 서양을 이을 수 있는, 종합적 독서를 원하고 있답니다. 여기에 4차산업혁명까지 연결하는 독서까지 이어진다면 더욱 좋을 거예요.

물론, 여기에 있는 독서만 권장한다는 것은 아니예요. 그림책도 좋구요, 영어원서나 중국어원서도 좋답니다. 책 뿐 만아니라 영화도 좋겠지요. 중요한 것은 종합적인 문화향유를 통한 상상력과 창의력 향상이랍니다.

학생부기록 독서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오늘의 문제에 대한 답을 내려볼까요? 저는 한 학기에 20권 정도를 권하고 있답니다. 한 학기를 5개월이라고 하면, 1달에 평균 4권정도겠네요. 일주일에 한권씩. 도전해 볼 만하지요. 그렇다면, 고3 1학기를 마치면 학생부에 기록된 책은 약 80권 정도가 되겠군요.

많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고, 학부모도 있겠지요. 이건 평균이니까 좀 적을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답니다. 좀 더 두껍고, 전문적인 책이라면 적어도 무방하겠지요. 하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좋을 거예요. 수행평가를 하면서, 발표 PPT를 만들면서 참고한 것이라는 등 말이예요. 이것보다 많은 책을 읽을 수도 있겠지요. 글자가 크거나 두께가 작은 책이라면요.

대학에서는 독서를 통해 학생의 관심도를 알 수 있답니다~


독서량이 많다고 해서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이라고 평가할까요? 변수가 참 많답니다. 글자크기, 책 두께, 사람마의 독서습관과 독서속도 등.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선정한 이유와 계기, 그리고 읽고 자신에게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랍니다. 독서의 량보다도 독서의 질이 중요하지요.

독서의 흐름을 보면 학생의 관심도의 변화와 그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답니다. 예를 들면, 문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대한 독서도전을 안 해 볼까요. 톨스토이의 책에 도전을 하지 않을까요. 김훈 소설처럼 세미소설을 직접 써 보려고 하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사회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4차산업혁명에 대해, 블록체인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까요.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아이로만 바라보면 안됩니다. 서울대 등 상위권을 바라보는 학생의 인식수준을 문제집을 많이 푸는 기계로 인식한다면 아직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잘 모르는 것이랍니다.

이젠 정리해 볼까요^^


1) 대학은 독서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선호한다.

2) 요약독서가 아닌 비교독서가 중요하다.

3) 학생부 기재 독서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4) 독서의 중요성은 량이 아니라 질이다.



오늘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즐거운 하루되세요^^



현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hm616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