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지정 6∼7개월 전 일제히 땅 사고 보상 노린 '쪽집' 등 지어
'내부서만 검토' 세종시 최종 산단후보지 공공연하게 유출 정황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 일대에 소위 '쪽집'이라 불리는 조립식 건물들이 늘어선 필지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 역시 와촌리 일대가 스마트 국가 산업단지로 지정되기 7개월 전 매입해 지어진 것으로, 다른 곳들과 토지거래 시기가 거의 같아 그즈음 최종 산단 예정지 정보가 공공연하게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16일 연합뉴스가 찾은 와촌리의 복숭아 농가들 사이에 밀집해 있는 조립식 건물 5채에서는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소위 쪽집이라 불리는 똑같은 철골 구조물로 지어진 건물 5채는 3∼5m 간격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먼지 쌓인 의자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 해당 토지는 2018년 1월 거래돼 같은 해 10월 건물을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일대가 산단으로 지정(2018년 8월)되기 7개월 전 매입한 것으로, 10명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단 부지에 대한 보상 절차가 진행되면 부지 내에 주택을 가진 이들은 규모나 거주 기간에 상관없이 보상을 받을 뿐 아니라 LH가 공급하는 이주자 택지 내에 우선 분양권도 받게 되기 때문에 이처럼 쪽집을 짓는 행위는 전형적인 투기 행위로 꼽힌다.

'내부서만 검토' 세종시 최종 산단후보지 공공연하게 유출 정황
한 주민은 "집을 지을 때부터 투기 세력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동네에 돌았다"면서 "지금도 누가 살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고 교류도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과수원을 운영 중인 한 농민은 "우리는 국가산단이 들어오는 것도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보상을 받으려고 저런 조립식 주택들을 빽빽하게 지었다는데…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앞서 조립식 건물들이 밀집한 와촌리 내 다른 필지들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에서도 모두 2018년 1∼3월 사이에 소유권 이전이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 파악한 결과 와촌리에 지어진 조립식 주택이 29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현재까지 13곳이 2018년 초 토지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는 시가 연서면과 다른 2개 면 지역을 대상으로 국토교통부와 함께 국가산단 지정을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던 시기였다.

정부는 2017년 7월 국정 5개년 계획 지역의 현안 사업으로 '정밀·신소재 산업 중심 세종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세종시와 국토부는 1년여 넘게 산단 후보지를 물색한 끝에 이듬해 8월 예정지를 확정해 발표했다.

'내부서만 검토' 세종시 최종 산단후보지 공공연하게 유출 정황
최종 산단 예정지가 확정되기 전까지 후보지역 검토 작업은 내부에서만 이뤄져 왔다.

이 같은 산단 일원의 투기 행위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내부 정보 유출 정황 규명부터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시로부터 이 일대 소유주 변동 관계, 토지 거래 허가 신청 내역 등을 받아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들이 어떤 경로로 부동산을 매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